EU, 對北 식량원조 중단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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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파리=이훈범 특파원]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12월부터 대북 중유 지원을 중단키로 한 데 이어 유럽연합(EU)도 대북 식량 원조 중단 등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 조치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EU 외교관들이 15일 밝혔다.

현지 관리들은 "이번주 초 브뤼셀에서 EU 외무장관 회담을 열어 북한에 대한 수백만유로의 인도적 원조와 북한산 섬유 수입 등 무역 특혜 조치를 즉각 중단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U의 대북 원조는 식량 등 인도적 원조 외에 농업 복구비 등 비식량 원조와 KEDO 분담금 등을 합해 총 3억유로(약 3천6백억원)에 이른다.

EU는 북한 관리들에게 국제무역 및 금융분야에 관한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키로 한 EU의 대북한 경제·시장 개혁 지원 계획을 재검토하고, 북한산 섬유 수입 쿼터를 60%가량 늘리기로 한 결정도 취소할 수 있다고 관리들이 전했다.

그러나 일부 EU 국가는 북한에 강력히 경고하되 실제 원조 중단은 미루자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이번 EU 외무장관 회담에서 격론이 예상된다.

한편 식량지원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은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 원조가 부족해 기아에 허덕이는 약 3백만명의 북한 주민에 대한 식량 배급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고 17일 밝혔다.

cielble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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