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한 후단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민주당 탈당파 의원 모임인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가 '내우외환(內憂外患)'에 휩싸였다.

우선 추가 탈당이 주춤해지면서 세 불리기가 한계에 봉착했다.

의욕적으로 밀어붙인 원내 교섭단체도 자민련 의원들의 반발과 한나라당행으로 어려워지고 있다. 밖으론 복당(復黨)압력에 직면해 있다.

민주당 한광옥(韓光玉)최고위원은 14일 "후보 단일화를 명분으로 탈당했던 의원들은 복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단협의 한 의원은 14일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따로 갈 데도 없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회의에선 "노무현·정몽준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진행 중이니 일단 결과를 지켜보자"는 얘기가 나왔다.

이러는 사이 내부 이탈자는 늘고 있다.

원유철(元裕哲)·이근진(李根鎭)·김윤식(金允式)의원에 이어 조만간 3∼4명이 추가로 한나라당에 합류할 것이란 얘기가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현재까지 민주당을 탈당한 의원은 21명이지만 후단협에 적극적인 사람은 10명 정도다.

고민은 지금으로선 뾰족한 수습책이 없다는 데 있다. 진로를 놓고 내부에서 한나라당행·국민통합21행·중부권 신당 등으로 분분하게 갈리고 있어서다.

그래서 정치권에선 후단협의 운명은 단일화 협상의 가닥이 잡히는 이번 주말께가 분수령이 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신당 창당 구상을 가다듬고 있는 이인제(李仁濟)의원이나 정균환(鄭均桓)·박상천(朴相千)의원 등 호남 중진들의 움직임도 주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李의원은 중도개혁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 "신념이 있으면 이뤄지는 것 아니냐"고 의욕을 보였다.

이정민 기자

jmle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