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 슬로프 얼음 상태 방치해서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얼마 전 들뜬 마음으로 강원도에 있는 한 리조트에 다녀왔다. 그런데 그만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나는 스키 경력이 10년이며 주로 상급자 슬로프에서 스키를 즐겨 왔다.

이런 내가 스키장 중급 슬로프 출발점에서 하단부까지 머리를 밑으로 향한 채 미끄러져 내려오는 사고를 당했다. 정말 죽는 줄 알았다. 사고 후 스키장 측의 안전 점검 상태가 원망스러웠다. 사고를 당한 원인은 설원의 질이 나쁜 데 있었다.

하지만 스키장 측은 손님들의 안전을 위해 사전 공지를 하지 않았다. 내가 중급 슬로프에 올라탈 때도 안전요원은 슬로프 상태가 얼음 수준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정상에 이르러 리프트에서 내릴 때는 하차 지점에 나와 있어야 할 요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한마디로 손님의 안전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밖에 안된다.

보통 슬로프에서 넘어지더라도 얼마간 미끄러져 내려가다 스키 플레이트 밑에 쌓인 눈에 의해 정지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 스키장의 슬로프는 온통 얼음뿐이었으니 정지하기는커녕 중력을 받아 내려가는 속력만 빨라진 것이었다. 다행히 몸을 웅크리며 미끄러져 뼈가 부러지지는 않았으나 심한 타박상으로 뒤통수가 당기고 온몸에 피멍이 들었다.

스키장 측은 치료비를 지원해주기는커녕 리프트 오전권 가운데 1회권에 해당하는 7천원을 뺀 나머지 차액만 돌려주었다. 스키장 측이 너무 무성의한 데 대해 놀라고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스키 시즌을 맞아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ID compose-m·인터넷 독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