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40대감독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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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 '40대 감독 시대'가 활짝 열렸다.

SK가 12일 조범현(42)신임 감독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3년간 지휘봉을 잡았던 초대 강병철 감독에 이은 2대 감독이다. 지난 10일까지 삼성의 배터리코치로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한몫을 했던 조범현 신임 감독의 조건은 계약기간 2년에 계약금과 연봉 각 1억3천만원. 총액이 3억9천만원이다. 조범현 감독의 발탁은 SK의 파격 인사다. 젊은 나이에 쟁쟁한 야구인 선배들을 제치고 지휘봉을 잡아서다.

조감독은 "취약한 포수와 3루자리를 보강해 4강은 물론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노려보겠다"고 당찬 소감을 밝혔다.

조감독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마무리 훈련 중인 선수단에 곧 합류할 예정이다. 그의 감독 취임은 프로야구 전체에 크게 두가지 의미를 갖는다.

▶40대 주류시대

조범현 감독의 취임으로 프로야구에는 김재박(48·현대)·유승안(46·한화)·김성한(44·기아)등 4명의 40대 감독이 포진하게 됐다.

8개 구단 가운데 절반이다. 패기를 앞세운 이들은 기존의 김응룡(61·삼성)·김성근(60·LG)·백인천(59·롯데)·김인식(56·두산)감독 등 노련미를 갖춘 베테랑 감독들과 경쟁을 벌이게 됐다. 또 이들 40대 감독은 모두 국내 프로야구에서 현역으로 뛴 경험이 있는 진정한 '선수출신 감독'이다.

일본이나 실업야구에서 현역으로 뛴 뒤 한국에서는 지도자로서만 활약하고 있는 베테랑들이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지녔다. 그런 점에서 '세대교체의 기수'가 될 수 있다.

▶포수 감독 대세론

포수는 가장 훌륭한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큰 포지션으로 꼽힌다. 경기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기 가장 좋은 자리라는 의미다.

지난해 밥 브렌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올해 마이크 소사(애너하임 에인절스) 등 월드시리즈에서 2년 연속 포수 출신 감독이 이끄는 팀이 정상에 올랐다.

조범현 감독의 취임으로 국내프로는 백인천·유승안 등 3개구단 감독이 포수출신으로 짜였다. 1990년대 초반 정동진(태평양)·우용득(삼성)감독이 함께 활약하던 시절보다 더 비중이 커진 셈이다.

이태일 기자

pinet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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