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차 더 벌린 고교 평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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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 소재 외국어고에 재학 중이다. 서울시 6개 외고의 경쟁률은 해마다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02학년도엔 경기도 지역이 평준화 되면서 외고 경쟁률이 급격히 치솟았다. 경기도 지역 명문고에 진학하려던 학생들이 차선책으로 외국어고를 택했기 때문이다.

결국 평준화는 본래 취지와는 달리 특목고 과열 현상을 낳았다. 상위권 학생들은 특목고 진학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하위권 학생들은 성적이 아니라 컴퓨터 추첨에 의해 학교를 배정받기 때문에 공부를 다소 소홀히 한다. 그 결과 상위권과 하위권의 학력차가 더 심해진다.

많은 상위권 학생들이 특목고로 빠지기 때문에 일반고에 학생들이 고르게 분포되지 않을 것이다. 결국 평준화는 상·하위권 학생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는 또 기본적으로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을 침해하는 제도다. 고교 평준화에 대한 재고를 바란다.

정선윤·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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