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기만하는 유선방송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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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우리 동네에선 TV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유선방송에 가입해 TV를 시청하고 있다. 며칠 전 유선방송사에서 점검을 나왔다고 해서 문을 열어 주었다. 방송사 직원은 리모컨을 찾더니 채널 설정만 눌러 보고 점검이 끝났다고 했다. 그리고 고객에게 점검했다는 확인을 받아야 한다며 서명해 달라고 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그가 내민 서류에 이름을 적었다. 그 직원은 채널 안내표라면서 종이 한 장을 주고 갔다.

그가 떠난 뒤 나는 집안 정리를 하다 '종합유선방송 가입전환 동의서'란 서류를 발견했다. 거기엔 '유선방송 가입전환에 관한 설명 및 약관에 관한 설명을 충분히 고지 받았으며 계약 변경에 동의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아까 서명한 게 바로 이 서류였다. 그 직원은 분명히 내게 점검 확인을 위해 서명해달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가입전환 동의서였던 것이다. 나는 서류의 용도가 궁금해 그 유선방송사에 여러번 전화했으나 통화 중이거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고객을 기만하는 이런 눈속임이 다시는 없었으면 한다.

lek1969·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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