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에서 황금 캐는 '허 반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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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허의웅(64.사진) 코엔텍 사장은 회사내에서 '허 반장'으로 통한다.항상 공장 현장 돌아 다니기를 좋아해서 얻은 별명이다. 공장이 연중 무휴로 돌아가는 만큼 허 사장의 휴대전화는 24시간 대기상태이다.

울산에 있는 코엔텍은 폐기물을 태우고 매립하는 회사지만 공장 안에서는 지저분한 폐기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허 사장은 "모든 직원들이 'NGO(시민단체) '역할을 하고 있다"며 "쓰레기를 처리하는 회사지만 현장을 잘 관리해 환경단체나 관련 공무원조차 공장의 청결도를 보고 놀란다"고 말했다.

허 사장은 2001년 취임하자마자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했다. 가장 먼저 사장 비서와 운전기사를 내보냈다. 또 2002년엔 폐기물 처리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을 도입했다. 인터넷으로 경영 현황을 손바닥 보듯 파악한다.

이같은 노력으로 적자를 겨우 면하는 수준이던 이 회사는 2002년부터 매년 수십억원씩의 흑자를 내고 있다.

폐기물 소각 처리 능력은 국내 최대다.공장 면적은 매립지를 포함해 8만평에 달하지만 직원수는 72명에 불과하다. 폐기물 처리과정 대부분이 자동화됐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등 울산지역 산업체 80개사와 지역 상공인 등이 주요 주주다.

폐기물 처리업은 막대한 시설투자가 필요한 장치사업인데다 공장입지 선정이나 사업 허가가 까다로워 신규 사업자가 나서기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이 회사의 수익성은 높은 편이지만 앞으로 성장성이 다소 부족한 게 흠이다.

허 사장은 "앞으로 건설폐기물사업에 진출하고 후진국에 폐기물 처리 기술을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3년 설립된 코엔텍은 지난해 3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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