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발전 인수' 대기업 4파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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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한국전력의 5개 발전 자회사 중 첫 민영화 대상인 남동발전㈜의 매각 입찰에 SK·LG·포스코·한화 등 국내 대기업 네곳의 참여가 유력해지고 있다.

6일 산업자원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8일 마감되는 남동발전 투자의향서(LOI) 제출에 이들 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정유업체인 SK㈜를 통해 투자의향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SK㈜ 측은 "발전산업 민영화 방침이 결정된 직후부터 사내 전력·에너지사업부에서 인수 작업을 벌여왔다"고 밝혔다.

LG에서도 정유업체인 LG칼텍스정유가 투자의향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올해 열연코일 가격 인상으로 1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포스코도 발전산업을 그룹 내 신사업으로 편입하기 위해 투자의향서를 제출한다. 포스코 측은 "일단 투자의향서를 낸 뒤 정확한 실사를 거쳐 최종 입찰에 참여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미국의 에너지전문기업인 엘파소와 공동투자한 한국종합에너지를 통해 인수전에 뛰어들기로 했다.

외국기업으로는 미란트·트랙터벨·싱가포르파워인터내셔널(SPI) 등이 입찰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지만, 엔론사태 이후 에너지기업의 경영 환경이 나빠져 실제 참여 여부는 유동적이다.

이와 관련, 최근 신국환 산업자원부장관은 "남동발전은 외국기업보다 국내기업에 매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남동발전 민영화는 국내 대기업에 돌아갈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크다"며 "외국업체들은 단독 인수에는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만약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국내 업체와의 컨소시엄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8일까지 접수한 투자의향서를 토대로 적격업체를 선정, 다음달 초에 입찰제안 요청서를 발급하고 기업실사 등을 거쳐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한전은 이번에 남동발전 발행주식의 34%를 매각하되 투자자가 요청할 경우 51%까지 늘려줄 방침이다.

남동발전의 자산규모는 2조7천2백57억원이며 지난해 1조2천6백56억원 매출에 1천6백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수호 기자

hodor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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