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환경 아직 멀었다" 도쿄·상하이등 아시아 5대도시중 서울 꼴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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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외국의 글로벌 기업들은 우리 정부의 비즈니스 환경 개선과 외국자본 유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아시아 주요 지역에서 사업환경이 가장 나쁘다고 평가했다.

<관계기사 3면>

이는 중앙일보가 30일 단독 입수한 주한 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의 '한국 비즈니스 환경 서베이'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한국에 나와 있는 미국 기업인들로 구성된 암참은 최근 보잉·코카콜라·시티뱅크·포드·휼렛패커드 등 포천 5백대 기업 가운데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영업하고 있는 71개 기업체의 최고경영자(CEO)와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의뢰, 서울과 싱가포르·홍콩·상하이·도쿄 등 글로벌 비즈니스의 허브(중심)가 되려고 경쟁하고 있는 5개 도시를 평가토록 했다.

평가는 ▶거시경제 환경▶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세금▶외환관리▶노동유연성▶노동허가 및 이주▶영어구사력▶국가이미지 등 8개 항목에 걸쳐 이뤄졌다. 이 결과 서울은 세금과 거시경제 환경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6개 항목 모두 열악(bad)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전체 평가에서도 상당히 열악한 것으로 집계돼 비교 대상 5개 도시 가운데 꼴찌를 차지했다.

특히 기업하기 좋은 도시는 어디인가를 묻는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선 상하이와 홍콩이 매우 양호한 편(very good)에 속했고, 이어 싱가포르와 도쿄도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한국만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는 한국이 글로벌 비즈니스의 허브로 성장하려면 외국기업이 사업환경과 경제조건에 따라 인력감축을 유연하게 할 수 있어야 하며, 외환관리 규제를 철폐해 기업자금의 국내외 반출입이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은 국가 이미지를 끌어 올리기 위해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과 같이 충분한 인적·물적 투자를 해야 하며 다른 나라의 성공적인 국가 이미지 캠페인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다음달 1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홍콩 상하이은행(HSBC)의 데이비드 엘든 회장, 금융그룹인 AIG의 모리스 그린버그 회장, 경영 컨설팅사인 액센추어의 버논 엘리스 회장 등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 15명이 참석하는 '서울국제경제자문단'의 2002년 총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유권하 기자

khyou@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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