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안짱걸음 안 고치면 무릎퇴행 빨리 올 수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6면

신발 뒤축 안쪽 많이 닳았다면 “위험”

의료진이 아이의 발 모양, 지면에 발이 닿는 면적을 확인해 발건강을 진단하고 있다. [힘찬병원 제공]

발은 자동차에 비유하면 바퀴다. 바퀴의 축이 틀어졌다면 자동차의 수명은 급속히 줄어든다. 걸음걸이도 다르지 않다. 대표적인 변형이 O자형 다리다. 발이 안쪽으로 향해 있어 빨리 걸으면 오리처럼 뒤뚱거린다. 자기 발에 걸려 넘어지거나 발을 헛디뎌 부상의 위험이 따른다.

안짱걸음의 원인은 넓적다리나 정강이뼈가 안쪽으로 틀어져 있기 때문. 성장하면서 호전되기도 하지만 일부는 변형이 지속돼 퇴행성 무릎질환으로 이어진다. 자녀의 신발 뒤축을 보면 안쪽이 많이 닳아 있다.

만 10세 이상이 돼도 안짱걸음이 계속되면 회전변형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이때 회전 부정정렬이라는 악성 변형 여부를 확인해 본다. 심한 상태라면 절골술로 다리를 바로 잡아줘야 한다. 미세하게 금을 내 정상 각도로 고정하는 시술이다. 예방을 위해선 양반다리를 하는 좌식생활을 피해야 한다. 발을 엉덩이 바깥쪽에 위치하도록 W형으로 앉는 스트레칭을 해보자.

소아관절염, 면역력 떨어지면 올 수 있어

아이가 무릎이 아프다고 호소하면 성장통이겠거니 하며 소홀히 다루는 부모가 많다. 증상을 보면 성장통과 소아관절염을 구분할 수 있다. 유독 밤에만 아프다고 하면 성장통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통증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면 소아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

소아관절염은 일과성과 화농성 관절염이 있다. 일과성은 감기나 폐렴을 앓은 뒤 증상이 나타난다. 감기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관절에 바이러스가 침투해 생기는 것이 일과성 관절염이다. 주로 3~8세 때 발생한다. 다리 또는 엉덩이뼈 부위가 아프다고 호소한다. 심하면 다리를 절뚝거리지만 열흘 정도면 저절로 낫는다. 통증이 심하면 정밀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화농성 관절염은 뼈 사이의 관절강에 세균이 침투해 염증이 생기는 질환. 외상에 의한 상처 부위로 균이 들어가거나 음식물을 통해 들어온 세균이 뼈나 관절을 감염시켜 발생한다. 증상은 일과성과 비슷하나 고열과 부종을 동반하는 것이 다르다. 초기에는 부목으로 고정하고, 항생제를 투여한다. 반응에 따라 수술 또는 보존치료를 한다.

소아골절, 자칫 성장판 손상될 수도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방학에는 소아골절 환자도 증가한다. 어린이는 어른과 달리 뼈보다 인대가 강하기 때문에 인대가 뼈를 물고 떨어지는 ‘관절 내 견열골절’ 형태가 많다. 견열골절은 주로 무릎 정강이뼈 부위에 많이 발생한다. 통증과 부종, 움직임에 제한이 있어 수술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골절 사고로 성장판이 손상될 수 있다는 점. 소아골절 중 성장판 손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15% 정도. 이 중 10~30%가 성장판 손상 후유증으로 팔·다리가 짧아지거나 휘어진다. 골절된 뼈가 잘 붙은 것 같아 보이는 경우에도 아이가 성장하면서 특정부위의 뼈 길이가 짧아져 관절이 한쪽으로 휘어진다.

뼈를 고정하는 과정에서 성장판이 손상되기도 한다. 따라서 최근에는 ‘생체 흡수성 핀’ 사용이 늘고 있다. 핀을 다양한 각도에서 3~4개 교차·삽입해 골절부위를 고정하는 방법이다. 크기도 매우 작아 성장판을 다칠 위험이 기존 수술법에 비해 현저히 낮다. 핀은 뼈가 고정되는 6개월이 지나면 체내에서 자연스럽게 녹아 흡수된다.

고종관 기자

도움말 부평힘찬병원 특수클리닉 박승준 소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