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리포트] 오가피·우슬 등 한약재, 관절 통증에 도움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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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이 붓고 통증이 있을 때 한약이 정말 도움이 될까. 서울대 약대, 이화여대 약대, 자생한방병원이 공동으로 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한방에서 디스크와 관절염 등 염증성 골관절 질환 치료에 많이 사용되는 한약재를 쥐에게 투여한 뒤 염증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확인했다. 사용된 한약재는 오가피·우슬·방풍·두충·구척·흑두를 추출해 만든 ‘GCSB-5(청파전)’이다.

먼저 만성염증의 감소 여부를 실험했다. 관절염을 유발시킨 실험용 쥐를 다섯 그룹으로 나눠 첫째 그룹은 정형외과 등에서 관절염·신경통 치료제로 쓰이는 인도메타신(20㎎/㎏)을 주입하고, 둘째 그룹은 GCSB-5 50㎎/㎏을, 셋째 그룹은 GCSB-5 150㎎/㎏, 넷째 그룹은 GCSB-5 450㎎/㎏, 다섯째 그룹은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대조군으로 삼았다. 20일간 염증 변화 추이를 살펴본 결과 부종억제율은 인도메타신을 첨가한 군이 54.1%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GCSB-5 450㎎/㎏을 투입한 군도 부종억제율이 48.8%로, 인도메타신을 주입한 것과 거의 비슷한 효과가 났다.

쥐의 귀에 염증물질을 넣은 뒤 급성부종을 얼마만큼 가라앉히는지에 대한 실험도 했다. 인도메타신을 투여한 군의 부종억제율은 52.3%, GCSB-5 450㎎/㎏을 투여한 군은 47.2%로 역시 비슷한 효과를 나타냈다.

급성 염증이 생기면 혈관이 넓어지고 혈류량이 늘어나 백혈구 이동도 증가하게 된다. 백혈구 이동 억제율에서도 GCSB-5 450㎎/㎏ 투여군은 54%로, 인도메타신 투여군 52%보다 오히려 약간 높았다.

연구팀은 GCSB-5가 신체의 염증을 일으키는 과정에 관여하는 세포 내 신호전달물질(Akt와 NF-kB)의 활성화를 떨어뜨려 통증과 부종을 가라앉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원장은 “이번 연구에 사용된 6가지 한약재는 수백 년간 아시아권에서 다양한 염증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사용돼 왔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한약재의 염증치료 효능에 대해 밝힌 첫 번째 과학적 연구 결과라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에스노파마콜로지’에 게재됐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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