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소총 범행용과 일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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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워싱턴=이효준 특파원]연쇄 저격사건을 수사 중인 미 수사당국은 24일 새벽(현지시간) 체포된 용의자 존 앨런 무하마드(41)와 그의 양아들로 알려진 존 리 말보(17)가 이 사건의 범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방 알코올·담배·총기국(ATF)은 이날 "두 사람이 탔던 시보레 카프리스 승용차에서 발견된 부시마스터 라이플 소총의 탄도(彈道)를 조사한 결과 연쇄 저격에 사용된 총기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수사 책임자인 찰스 무스 몽고메리카운티 경찰국장은 "조만간 이들에게 살인 혐의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 트렁크에서 저격"='저격범은 지난달 21일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카운티의 술집에서 벌어졌던 강도사건의 범인'이라는 제보전화가 결정적인 단서였다. 경찰은 이 술집에서 발견된 지문을 추적, 말보의 신원을 확보했다. 이어 말보와 함께 살던 군 하사관 출신 무하마드의 차적을 확인, 24일 한 트럭운전사의 신고로 자동차 안에서 잠자던 이들을 체포했다.

조사 결과 이들의 승용차는 뒤트렁크가 뒷좌석으로 곧장 이어지는 구조였다. 트렁크에는 조준경과 총구를 위한 구멍 두개가 뚫려 있었고, 삼각대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한명이 차를 운전해 위치를 잡으면 다른 한명이 트렁크 속에 엎드려 조준, 발사한 것 같다"고 밝혔다.

◇안도하는 미국사회=워싱턴 일대 주민들은 유력한 용의자가 체포됐다는 소식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수업을 중단했던 일부 학교는 등교를 재개했다.

그러나 이슬람 교도인 무하마드가 평소 미국을 비난해 왔고 9·11 테러범들을 동정했다는 보도가 뒤따르면서 미국 내 이슬람단체들은 '반(反)이슬람'바람을 우려하고 있다.

joon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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