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정동영, 손학규(왼쪽부터)
특히 주자들이 본격적으로 나서기 전 세 진영 간에 민주당의 미래를 겨냥한 진보 논쟁은 이미 막이 올랐다. 정세균 전 대표는 ‘진정한 진보론’을 내세운다. 그가 강조하는 건 중도 진보 성향이다. 핵심은 실천하는 진보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작은 기회와 가능성을 키워 여러 사람들과 함께 희망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가치만큼 실천도 중요하다’는 점 등을 강조할 것이라고 한다. 대기업 임원 출신인 정 전 대표의 특색이 담겨 있다. 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진정한 진보의 색깔은 민주적이고 서민적인 진보”라며 “ ‘진정한 진보’를 현실과 접목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콘텐트, 내용들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고문은 일찌감치 ‘담대한 진보론’을 내걸었다. ‘담대한 진보론’의 핵심은 중도적 진보보다는 이념 지향에서 왼쪽으로 더 이동, 선명성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 고문은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역동적 균형을 통해 격차 사회를 완화하자는 것이 ‘담대한 진보론’ ”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 사회가 심각한 격차 사회인데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 역동적 복지국가론이 필요하다”며 “역동적 복지국가 만들기를 민주당의 정강정책에 명시해 복지화의 길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담대한 진보론’을 교육·복지·일자리·의료 정책 등에 구체적으로 적용할 방안을 가다듬고 있다.
손 고문은 칩거 기간에 구상한 담론을 이념적 노선으로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칩거 중 그가 가장 고민한 화두는 시대정신이다. 갈수록 갈등과 다툼이 늘어나는 사회에서 정치가 그것을 해소해야 한다는 게 그가 고민한 시대정신의 골간이다. 정치가 사회의 결핍과 좌절을 치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동문회보와의 인터뷰에서 “2012년의 시대정신은 결핍과 좌절의 치유가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신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