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배2002 포스트시즌> 장성호 vs 이병규 "PO 내게 맡겨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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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광주에서의 1차전을 시작으로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되는 기아-LG의 맞대결은 '프로야구 최고의 흥행카드'답게 여러모로 관심을 끄는 요인이 많다.

이종범(기아)-이상훈(LG)의 카리스마 충돌도 볼 만할 것이고, 남성적인 호쾌한 야구를 지향하는 김성한(기아)감독과 세밀한 분석야구의 대명사 김성근(LG)감독의 용병술 대결도 기대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야구는 점수를 많이 뽑아내는 팀이 이기는 경기. 공격을 매끄럽게 풀어나갈 해결사가 누구인가에 따라 한국시리즈 출전권의 향배가 갈릴 것이다.

두 팀의 간판타자 장성호(25·기아·사진(上))와 이병규(28·LG·사진(下))가 벌일 '좌타경쟁'이 특히 관심을 끄는 이유다. 국가대표팀에 단골로 차출되는 둘에게 포스트시즌 무대는 엇갈린 기억으로 남아 있다.

장성호-이병규의 포스트시즌 대결은 이번이 두번째다. 처음 만난 것은 5년 전인 1997년의 한국시리즈. 똑같이 처음 밟아보는 큰 무대였던 당시 한국시리즈에서 고졸 2년차 장성호는 톱타자 이종범의 뒤를 받치는 2번 타자였고, 대졸 신인으로 데뷔 첫해 시즌타율 3할(0.305)을 넘긴 이병규는 시리즈 다섯경기에서 모두 5번 타자로 기용된 중심선수였다.

팀내 비중으로 보면 이병규가 앞섰으나 결과는 장성호의 판정승이었다. 이병규는 타율 0.211에 타점 0으로 기대에 못미쳤고, 장성호는 타율 0.375, 타점 3점으로 상당한 활약을 펼쳤다.

결과는 4승1패로 해태의 승리. 올해 시즌 성적에서도 장성호가 앞서 있다. 타격 2관왕(타율·출루율) 장성호는 프로 7년 만에 처음으로 개인 타이틀을 거머쥐는 등 최고의 해를 구가했고, LG전에서도 15타점을 올려 팀내 1위에 올라 있다.

반면 이병규는 올시즌 타율이 0.293으로 그답지 않게 평범한 시즌을 보냈다. 현대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9타수1안타로 부진했다.

그래서 이병규에게는 이번 플레이오프가 명예회복의 좋은 기회다. 기아 투수진에 좌투수가 오철민 한명뿐이라는 사실은 이병규에게는 큰 이점이다.

김종문 기자

jmoon@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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