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씨 에디터가 추천하는 8월의 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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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고르의 중매쟁이
줄리아 스튜어트 |현대문학
프랑스 시골 마을의 아기자기한 일상에 돋보기를 대고 들여다 보는 느낌이다. 줄리아 스튜어트는 로널드 달 이후 가장 주목 받는 영국 출신으로 소소한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고 맛깔스럽게 다루는 내공이 대단하다. 이발소의 단골들이 나이가 들어 대머리가 되는 바람에 이발사를 그만두게 된 주인공 라두세트는 중매쟁이로 변신한다. 혼자 사는 이웃들을 짝 지어주는 일에 나서지만, 정작 자신의 꿈인 26년 전 첫사랑을 되찾는 일에는 손도 못 댄다는 슬픈 사연. 시간이 걸리고 용기가 필요한 사랑방정식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하게 한다. 부쩍 바빴던 한 주, 오랜만에 여유가 생긴 날 읽어보면 좋겠다. 처음부터 책장을 덮을 때까지 기분 좋은 끝맺음을 느낄 수 있다.

키스미 트래블
송경아 |중앙북스

<뉴욕을 훔치다>로 그림 실력까지 인정받은 모델 송경아의 두 번째 여행 책. 이번에는 이탈리아·일본·프랑스 등 다양한 나라를 좀 더 오랫동안 둘러 보았다. 일상 여행자를 추구하는 그녀의 여행법은 가장 편안한 옷을 입고 가장 편한 신발을 신고 그곳에 폭 빠져 현지인이 되는 것. 길을 가다 만나는 사람들과 음식, 뒷골목 풍경에 대한 묘사가 생생하다. 딱딱한 정보만 나열되어 있어 떠나기도 전에 질려버리거나, 허세부린 사진이 가득해 책을 덮고 나면 마음만 더 헛헛해지는 여행 책과 그 맛이 다르다. 송경아가 여행지에서 느낀 감상을 일기와 일러스트로 표현해 같은 장소에 대한 느낌도 여러 가지 촉수로 발전시킬 수 있다. 여행을 떠나고픈 욕구를 두 배로 자극 될 것이다.

아이엠
미카엘 크로게루스, 로만 채필러 |시공사
내가 진짜 원하는 일,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공부를 하고 나와 잘 맞는 사람과 사랑을 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로 취업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우리는 생각할 틈도 없이 공부하고 대학에 진학하고, 또 한 번 취업 전쟁을 치른 후 입사를 하고나서야 ‘내가 누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순서가 한참 뒤바뀐 우리에게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해주는 질문이 가득하다. 나, 가족, 어린 시절부터 주변 사람들까지 동원해 이 책에 나온 질문에 대답하고 문항을 체크해나가면서 셀프 인터뷰를 해보자. 꼬박 하루를 다 소비해야 할 만큼 방대한 양의 질문이지만 나에 대해 온전히 생각해본 하루가 앞으로 나의 삶을 변하게 하는 촉매제가 될 것을 확신한다.

기획_백세라
쎄시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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