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체증 내가 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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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이지연(27)씨는 최근 뮤지컬 표를 예매하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했다. 그러나 접속이 되지 않았다. 많이 사람이 접속, 과부하로 시스템이 다운됐기 때문이다.

올 초 한 증권회사의 전산망이 멈췄다. 하루 종일 직원들이 메신저 프로그램을 띄어 놓고 채팅을 하거나, 대용량 첨부파일을 주고받느라 과부하가 생겨 사내 전산망의 속도가 느려지다 작동을 멈추고 만 것이다.

인터넷 이용자라면 누구나 이같이 사용자 폭주로 해당 서비스가 지연되는 경험을 한번쯤은 해본다.

국내 벤처기업들이 이 같은 인터넷 체증을 해결해 주는 제품들을 잇따라 개발하고 있다. 파이오링크의 L4스위치, 내일넷·타오네트웍스의 QoS장비, 아라기술·신텔정보통신의 캐시서버 등이다.

L4스위치는 여러 대의 웹 서버나 캐시 서버, 방화벽 등에 몰리는 트래픽 부하를 골고루 분산시켜주는 제품이다. 이 시장은 노텔ㆍ시스코ㆍ 라드웨어 등 외국기업들이 국내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파이오링크(대표 문홍주·www.piolink.com)가 최근 순수 기술로 L4스위치를 개발하고 도전장을 냈다.

파이오링크의 핑크박스제품은 전용선과 초고속 인터넷 회선을 결합해 단일한 초고속 전용선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기능을 한다. 이를 도입하면 기업은 싼 비용으로 전용선의 안정성과 ADSL의 빠른 속도를 동시에 누릴 수 있게 된다.

인터넷 메트릭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동호회ㆍ게임ㆍ 채팅 등 인터넷의 비업무용 이용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QoS장비는 기업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주는 장비이다. QoS는 어떤 시간대에 어떤 종류의 트래픽이 회선을 돌아다니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해 중요한 트래픽에 우선 순위를 부여해주는 장비이다. 예를 들어 QoS장비를 이용하면 업무가 집중되는 시간에는 업무와는 상관없는 내용의 트래픽을 차단할 수 있다.

QoS시장은 시타라네트웍스ㆍ패킷티어 등 외국기업의 점유율이 상당하다. 여기에 내일넷ㆍ타오네트웍스등의 벤처기업들이 도전하고 나섰다. 캐시서버는 자주 사용하는 웹페이지, FTP 및 다른 파일들을 저장하고 있다가 필요할 때 다시 인터넷에 가서 찾는 수고를 들이지 않고 이 서버 안에서 원하는 페이지나 파일들을 빠르고 쉽게 다시 볼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장비다. 인터넷의 트래픽도 줄여준다. 캐시서버는 외부로 나가는 요청과 함께 들어오는 메시지를 조화시킨다.

이미 받은 파일을 저장해 나중에 다른 사용자로부터의 요청에 대비한다.

이 분야는 외국 업체의 성장세가 주춤한 반면 최근 신텔정보통신ㆍ아라기술등 국산업체 제품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아라기술의 '재규어2000'은 '캐시오프' 4차대회에서 성능 1위 및 역대 최고성능을 기록하는 등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 제품은 지금까지 행정자치부 16개 시도와 시군구, 인터파크, 프리챌, SBS, 카이스트 등에 공급했다. 신텔정보통신의 '아이캐시'는 최고 10배 이상의 콘텐츠 전송속도를 보장하고 30~60%의 전용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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