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한국축구 새킬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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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등번호는 18번. '황새' 황선홍(전남)과 같다. 그도 황선홍처럼 대형 스트라이커로 한 세대를 풍미할 수 있을까.

'무서운 10대' 김동현(18·대구 청구고·사진)의 득점포가 불을 뿜고 있다. 19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33회 아시아청소년축구대회(19세 이하) 우즈베키스탄과의 A조 예선 2차전에서 김동현은 결승골 포함, 1골·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2-0 완승을 이끌었다. 지난 16일 카타르전 결승골에 이은 두 경기 연속 결승골이다. 한국은 2연승으로 8강행을 확정지었다.

김동현의 최근 활약상은 한국 대형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이을 적자(嫡子)로 지목해도 손색 없을 정도다.

지난 7월 청소년대표팀 백업요원으로 발탁된 이후 불과 3개월 만의 급부상이다. 당시 청소년대표팀 주전 공격수들이 차례로 부상으로 빠지고 쌍포 정조국(대신고)·최성국(고려대)마저 슬럼프 기미를 보이자 박성화 감독은 급히 김동현을 발탁했다.

그러나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음에도 불구하고 김동현은 9월 아시안게임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그림 같은 터닝슛을 터뜨려 '형님'들을 혼쭐낸 데 이어 세계 최강 브라질 청소년대표와의 평가전에서도 두 골을 몰아넣으며 가능성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김동현은 최전방 공격수 정조국과 대조적인 플레이를 펼친다는 점에서 위력이 배가된다. 정조국(1m83㎝)과 김동현(1m87㎝)은 모두 큰 키를 이용한 제공권이 뛰어나지만 정조국이 뛰어난 위치 선정과 공간 활용력을 바탕으로 한 '센스' 포워드라면 김동현은 수비수를 달고 다니며 거친 몸싸움을 펼치는 '파워' 포워드다.

김동현의 등장으로 한국은 강력한 '원투 펀치'를 보유하게 됐고, 최성국이 왼쪽 사이드로 위치를 바꾸면서 좌우 측면 공격도 활발해지는 효과도 얻고 있다.

한국은 22일 0시30분 태국과 예선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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