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돌아온 김상현, 벌떡 선 KIA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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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한 명이 들어온 것 이상이다. 프로야구 KIA가 지난해 홈런·타점왕 김상현(29·사진)의 복귀로 4강 재진입에 큰 추진력을 얻고 있다.

올 시즌 전반기 KIA 타선의 득점력은 8개 구단 중 최저 수준이었다. 득점 찬스는 꾸준히 만들어냈지만 점수로는 좀처럼 연결시키지 못했다. 주축 타자들이 부상으로 하나둘씩 빠져나갔고, 남은 선수들은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타선의 집단 슬럼프가 오랫동안 이어지며 16연패라는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특히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김상현이 무릎 부상에 이어 오른 발목을 다쳐 빠진 것이 치명타였다.

그러나 후반기 시작과 함께 KIA가 달라졌다. 김상현 복귀가 신호탄이었다. 김상현은 복귀 첫 경기인 지난달 27일 롯데전 4회 2사 1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때린 데 이어 2-3으로 뒤진 8회 좌월 투런홈런을 날려 팀의 7-5 역전승을 이끌었다. 3일 LG전에서도 2회 선제 투런포와 3회 역전 결승타를 날리는 등 4타수 3안타·3타점으로 활약했다. 상대 투수들이 김상현과의 승부를 어려워하면서 최희섭·채종범 등 앞뒤 타자들이 상대적으로 좋은 공을 칠 수 있는 효과도 얻고 있다. 전반기 4.3점에 그쳤던 경기당 평균 득점도 김상현이 복귀한 뒤 후반기 여섯 경기에서는 7.2점까지 올라갔고, 그 힘으로 KIA는 5승1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엇박자를 이루던 마운드와 타선도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

김상현의 현재 몸 상태는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김상현의 존재만으로도 KIA 타선에는 큰 힘이 되고 있다. 김상현은 “재활 기간에 TV로 팀의 연패를 지켜보면서 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동료들에게 미안했다”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조범현 KIA 감독은 “김상현의 타격 컨디션이 아직 정상적이지 않지만 경기에 출장시키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김상현이 돌아오니 선수들끼리 서로 기대하는 것이 있는지 모두들 자기 스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톱타자 이용규 역시 “연패 중에는 뭘 해도 안 됐다. 그러나 지금은 상현이 형도 돌아오고 마운드가 버텨주면서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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