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캅·로봇개 곧 실용화 된다 日서 시제품 잇따라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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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영화에서나 나오던 '로보캅'이 머지않아 실용화될 전망이다. 원격조종 및 센서(전자감응)장치가 개량되면서 금융기관의 현금수송이나 주택 경비에 로봇을 활용하는 기술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일본의 민간경비용역회사 세콤은 현금수송 로봇의 시제품을 공개하고 내년부터 상품화한다고 밝혔다. 이 로봇은 무한궤도로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고 현금강탈범 검거를 위한 고압전류 발사장치 및 투망사출 장치를 갖췄다. 경비원과 한조가 돼 경비원의 음성지시에 따라 움직인다. 상자 모양의 이 로봇은 시속 4㎞로 움직이는데 가격은 수백만엔대로 예상된다.

기타큐슈(北九州)의 벤처기업 템자크는 이미 건물경비 및 초동 화재진압 기능을 갖춘 1세대형 로봇 경비견 '반류(番龍)'를 개발한 데 이어 지난 8일 사냥개 도베르만을 연상시키는 차세대 경비견 '반류'를 선보였다. 이 로봇 경비견은 네개의 다리로 움직이며 높이 15㎝ 정도의 장애물도 척척 뛰어넘고, 머리에 부착된 카메라로 주인의 휴대전화나 PC에 리얼타임으로 상황정보를 전송거나 경찰·경비회사에 연락을 취할 수도 있다. 연내 대량생산을 시작해 내년부터 대당 1백만엔 정도로 판매할 예정이다.

신에이(進榮)전자는 고성능 센서와 대용량 스피커를 장착해 수상한 사람이 나타나면 고성을 질러대는 가정용 경비견을 제작, 지난 8월부터 대당 2만4천8백엔에 판매하고 있다. 경비용 로봇의 개발경쟁은 불황 속에서 범죄율 증가로 중저가형 원격경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日經)산업신문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경비서비스가 일반 가정에까지 확산하고 있어 로봇 경비원이 맨션을 돌며 순찰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전했다.

도쿄=남윤호 특파원 yh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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