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 밖서 새 천체 발견 10번째 행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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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태양계에서 열 번째 행성이 될 가능성이 있는 천체가 새로 발견됐다.

이 같은 발견은 1930년 태양계의 아홉 번째 행성인 명왕성이 발견된 이래 72년 만의 일로 세계 천문학계를 흥분시키고 있다.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8일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의 마이클 브라운 박사팀이 지구에서 약 60억㎞ 떨어진 태양계 외곽에서 지름 1천2백87㎞(지구의 10분의 1)크기의 새로운 별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 새로운 별은 태양계 마지막 행성인 명왕성에서는 수백만㎞ 밖에 있으며 대부분 얼음과 암석 덩어리로 구성돼 있다고 잡지는 전했다.

북아메리카 인디언 통바족 신화에서 창조력을 뜻하는 말인 '콰오아(Quaoar)'라고 이름 붙여진 이 별이 태양 주위를 한번 공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백88년.

7일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햄에서 열린 미 천문학회 행성분과위원회에 콰오아의 존재를 보고한 브라운 박사는 "콰오아는 태양계 외곽에 소행성군이 밀집해 있는 '카이퍼 띠'에서 발견됐으므로 명왕성처럼 행성으로 공인될지는 논란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92년 존재가 알려진 '카이퍼 띠'는 약 50억년 전 태양계 생성 당시 떨어져 나간 파편과 태양의 인력권에 잡힌 혜성들로 이뤄져 있으며, 띠 안에 지름 1백㎞대의 소행성 7만개를 포함해 수십억개의 천체가 밀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카이퍼 띠의 위치는 태양으로부터 대략 45억~75억㎞ 사이다.

같은 카이퍼 띠 내 소행성군의 하나이며 다른 행성에 비해 소규모여서 행성 인정 여부로 논란을 빚었던 명왕성이 99년 행성으로 최종 공인을 받은 바 있어 콰오아도 태양계의 열번째 행성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카이퍼 띠 전문가인 미 스미스소니언 천문대의 브라이언 마스던 박사도 "지름 2천3백㎞의 명왕성이 행성으로 인정받은 이상 콰오아도 행성으로 공인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카이퍼 띠에는 행성 규모의 별이 약 9백개에 이를 것"이라며 "명왕성을 제외한 나머지 8개의 태양계 행성이 이 띠 밖에 위치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99년 국제천문학협회(IAU)가 명왕성을 행성으로 최종 공인할 당시 행성의 기준을 '태양궤도를 공전하는 별 중 태양계에서 가장 작은 명왕성보다 질량이 크거나 더 밝은 별'로 규정한 바 있어 행성 공인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네이처는 전했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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