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사회가변해야여성이산다>"딸 가진 아빠의 눈으로 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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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성차별·성희롱을 당하는 여성이 바로 당신의 딸과 아내라고 생각해 보십시오."

지난달 30일 여성부로부터 남녀평등의식 교육전담 교수요원으로 위촉된 노명래(盧明來·52·사진·경영컨설팅 회사 대표)씨. 그는 "성희롱·남녀차별금지 교육을 한다고 하면 거부 반응부터 보이는 남성들도 딸의 미래를 생각해 보라고 하면 눈빛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盧씨는 "나 자신도 몇년 전까지 섬유회사의 인사 담당자로 일하면서 여성들을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경영관리직으로 적극적으로 발탁하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고 고백했다.

함께 교수요원 자격을 얻은 사람은 1백48명. 이들은 앞으로 국·공립 연수기관·학교 등지에서 성(性)평등 강의를 하게 된다. 남성은 盧씨를 포함해 29명이다.

"여자 강사보다 남자 강사가 강의하는 것이 남성들에게 더 설득력이 큰 만큼 앞으로 저같은 남자 강사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남녀가 평등한 가정과 기업이 분위기도 좋고 조화로운 삶을 가능하게 해준다"며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존재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조직과 사회의 성장이 저해돼 결국 그 피해는 남성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직원이 많은 회사의 인사·노무 담당자로 20년 넘게 근무한 경험과 나 자신이 두 딸의 아버지이자 일하는 아내(초등학교 교사)의 남편이라는 점이 성평등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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