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나토군 첫 아프간 철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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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아프가니스탄 주둔 네덜란드군이 철수를 시작했다. 네덜란드군은 2006년부터 1950명 규모로 우르즈간 지역에 주둔해왔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시작된 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28개국)의 철군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덜란드군이 머물러온 캠프 홀란드 기지에서는 1일 지휘권 이양식이 열렸다. 이 지역의 작전 지휘권은 미국·호주 합동군에게 넘겨졌다. 네덜란드는 두 달 이내에 대부분의 아프간 주둔 자국군을 철수시키고 일부 공군 병력만 연말까지 남겨둘 계획이다. 조엘 하퍼 나토 국제안보지원군(ISAF) 대변인은 “네덜란드군이 그동안 치른 희생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4년 동안 24명의 네덜란드 군인이 목숨을 잃었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2월 아프간 파병 연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연합정부 파트너였던 노동당이 이에 반대해 의회에서 법안이 통과하지 못했다. 이후 기독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집권 연정이 붕괴돼 6월에 조기 총선이 치러졌다. 이 선거에서 기독민주당은 제4당으로 전락했고, 현재 제1당인 자유민주당이 연합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다른 정파들과 교섭 중이다. 영국 BBC방송은 “나토는 네덜란드 철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전사자 증가와 전략에 대한 의구심 등으로 민감한 때에 이뤄진 일이라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독일 등 주요 나토 회원국 정부는 희생자가 늘어나면서 철군 여론의 압박을 받고 있다. BBC는 탈레반이 네덜란드 측에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아프간 ISAF에는 43개국 군인 6만5000명이 소속돼 있다. 이 중 약 3만 명은 미군이다. 미국은 이와는 별도로 약 7만 명을 파병해 독자적인 작전도 펼치고 있다.

파리=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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