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제임스가 가요 연주를? 색깔있는 재즈 향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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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들에 의해 변주되는 한국 가요는 어떤 맛일까.

오는 5일 한전 아츠풀센터에서 열릴 '2002 재즈 프롬 더 월드'(02-515-7941)는 밥 제임스(미국)·잭 리(한국)·토니뇨 오르타(브라질) 등 각국의 대표적인 재즈 뮤지션들이 재해석한 우리 가요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 총 11곡의 레퍼토리 중 015B의 '슬픈 인연', 윤종신의 '배웅', 김현철의 '연애', 임재범의 '너를 위해' 등 한국 가요를 네곡이나 연주해 이제 막 재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일반 음악팬들에게도 친숙한 무대를 꾸민다.

밥 제임스는 지난달 11일 내한 공연을 펼친 '포플레이'의 키보드 연주자. 미술작업에도 심취해 있는 그는 서울에서도 자신의 전시회를 열기 위한 사전 작업차 한국을 다시 방문, 이번 무대에 서게 됐다. 지난 콘서트에서 들려주지 못했던 '안젤라(Angela)''웨스트체스터 레이디(Westchester Lady)' 등의 대표곡들을 국내팬들에게 들려주고, 다른 연주자들과도 협연한다.

잭 리(한국명 이우진)는 재미교포인 재즈 기타리스트. 마일스 데이비스에 감명을 받아 재즈에 빠진 그는 미 동부 지역의 유명한 재즈 라디오 방송국 'WKCR-FM'에서 DJ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으로 재즈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번 공연에 함께 할 토니뇨 오르타와 2000년에 공동작업한 '프롬 벨로 투 서울(From Bello To Seoul)'을 국내 팬에게 최초로 공개한다. 로맨틱한 보사노바와 펑키한 즉흥연주 등 다양한 재즈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

토니뇨 오르타는 작곡·편곡·연주·보컬·녹음 등 전분야에 빼어난 재능을 보여주는 브라질의 대표적인 뮤지션. 팻 메스니·톰 조빔 등 유명 뮤지션들과의 공동작업 및 자신의 솔로 작업을 통해 수많은 인상적인 음악을 발표해 왔다. 1980년대 초반 그에게 감명을 받아 브라질로 직접 건너가 라틴필링과 보이싱을 사사받았던 팻 메스니는 그에 대해 "최상의 하모니와 멜로디를 만드는 현시대 최고의 브라질음악 작곡가"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베이스의 데이비드 다이슨, 퍼커션의 로베르티뇨 실바, 색소폰 및 키보드의 스미토노 노리히토, 드럼의 쓰루야 토모오 등 미국·브라질·일본의 뮤지션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앙코르 곡으론 우리 민요 '아리랑'이 준비돼 있다.

김정수 기자 newslad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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