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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서비스 전기가스업먹구름 증시서 '쨍'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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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2면

증시가 전반적으로 급락하는 와중에서도 통신서비스와 전기가스 업종은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운 24일 KT와 SK텔레콤은 장중 내내 강세를 보였다. 이날 SK텔레콤은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장중 한때 2.7% 가량 오르기도 했다. 전기가스 업종 중 대표 종목인 한국전력도 1%(2백원) 올랐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주가가 오른 것은 SK텔레콤과 KT·한국전력 등 3개뿐이었다.

이 두 업종이 침체 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철저한 내수 관련주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미국 경제와 증시의 불안이나 미국·이라크 전쟁 가능성 등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다는 의미다.

◇통신서비스=주가가 급락한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종합주가지수가 4.64% 하락한 데 비해 SK텔레콤·KT·데이콤 등으로 구성된 통신서비스업 지수는 0.66% 떨어진 데 그쳤다.

<그래프 참조>

SK텔레콤의 강세 요인은 내수 관련주라는 점과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6일까지 SK텔레콤 주가는 아주 부진했다.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으로 공급 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때 외국인들은 보유 중인 SK텔레콤 주식을 팔고 DR를 사들였다. DR 가격이 당시 주식 시세보다 싸게 매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DR 발행이 순조롭게 끝난 후 외국인은 SK텔레콤을 꾸준히 사들였다. 24일 외국인은 거래소 시장에서 2천1백억원 가량 순매도했지만 SK텔레콤에 대해서는 2백25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KT도 외국인 보유 한도가 종전의 37.2%에서 49%로 확대된 지난달 21일 이후 증시 침체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도 확대 이후 KT에 대한 외국인 비중은 1.7%포인트 늘어났다.

대신경제연구소 이정철 책임연구원은 "해외 통신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악재로 꼽을 수 있지만 최근 해외 통신주와 차별화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어 큰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전기가스=최근 전기가스 관련주들은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지난 18일 이후 전기가스 업종 지수는 1. 56% 올랐다.

<그래프 참조>

이는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도시가스 회사들로 구성된 전기가스 업종이 경기 방어적인 성격이 강한 데다 배당 투자 유망주로 꼽혔기 때문이다. 도시가스 주들은 배당률이 높기 때문에 해마다 3∼4분기에는 배당투자 유망주로 꼽혀 왔다.

최근 2년간 한국가스공사와 도시가스 회사들은 매년 6∼8%(시가 기준)씩 배당해 왔다. 특히 한국가스공사는 올해 25∼30%(액면기 기준)를 배당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는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2%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배당투자를 노린 투자자들은 3분기께 도시가스 주를 사들여 연말까지 보유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와 함께 전기가스 업종의 경기 방어적인 성격은 침체 장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급등 장세가 펼쳐질 동안에는 경기 관련주에 밀려 전기가스 주들이 극도로 소외됐던 점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비록 올 초 이상 난동으로 도시가스 업체의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나빴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이희성 기자 budd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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