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내한하는 佛 석학 장 보드리야르]28일 발표할 논문 '이미지의 폭력' 요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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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정보, 가상(현실), 미디어, 이미지, 스펙터클 등 현대성의 다양한 특성으로 꼽히는 것들은 동시대의 폭력이다. 우리 삶과 밀접한 이 폭력들은 공격이나 억압 같은 일방적 폭력, 역사·비평·부정의 폭력과 같은 반론의 폭력과 달리 바이러스처럼 잠재성의 형태로 나타나 더 위험하다. 이런 이미지의 폭력은 실재를 사라지게 하며, 그렇게 이미지가 오고 가는 와중에 현실세계에 거대한 무관심이 널리 퍼진다.

정보의 조명에 과다하게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면서 왜곡 현상을 겪게 되는데, 그 가장 대표적 예가 텔레비전이다. 텔레비전이 세계의 이미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서 사람들은 이 볼 것 없음, 말할 것 없음, 똑같은 것에 대한 무관심, 똑같은 실종에 매료되고 두려움을 느끼며 다시 매혹된다.

최대한으로 정보를 주는 것이 인권의 일부가 되고 있다. 따라서 강요된 가시성, 정보의 조명에 과다 노출되는 것도 인권이 된다. 이중 최악의 것은 강요된 공유다. 전 사회가 기본적인 메커니즘을 공유한다. 함께 결정되고 열광적으로 소비되는 상호적 배제, 그것이 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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