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메리 '인간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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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팀 몽고메리(27·미국)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가 됐다. 몽고메리는 15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육상연맹(IAAF) 그랑프리대회 남자 1백m 결승에서 9초78을 기록, 모리스 그린(28·미국)이 1999년 7월 세웠던 종전 세계기록(9초79)을 3년2개월 만에 0초01 앞당겼다.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갖췄다고는 하지만 종전 자신의 최고기록이 9초84(2001년)에 불과한 몽고메리가 예상을 뛰어넘고 세계기록을 깬 것은 물론 질풍 같은 스피드가 주효했지만 빠른 스타트와 뒷바람의 영향이 컸다는 지적이다.

몽고메리는 부정 출발로 간주되는 출발반응시간(0초1)에서 불과 0초004 뒤인 0초104초라는 눈깜짝할 사이에 스타트 블록을 차고 나갔다. 또한 뒷바람도 기록 공인의 한계치인 초속 2m로 불어 기록 경신을 도왔다.

만약 출발반응시간이 조금 더 빨랐거나 뒷바람이 미세하게만 더 불었어도 이날 기록은 공인받지 못할 뻔했다. 몽고메리는 골인 후 "모든 것이 완벽했다. 골인점 30m를 남겨놓고 내 앞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더욱 힘을 냈다"고 말했다.

피로 누적으로 대회에 불참한 채 관중석에서 레이스를 지켜본 전 세계기록 보유자 그린은 "선수에게는 마법 같은 날이 있고 몽고메리에게는 오늘이 그날"이라고 축하했다. 그러나 그린은 "난 더 빨리 달릴 수 있다. 꼭 세계기록 보유자 타이틀을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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