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에 에이즈 감염자 혈액 사용 "혈우병 환자 에이즈 옮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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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1991년 국내 한 제약사가 생산한 혈우병 치료제에 에이즈 감염자 두명의 혈액이 섞여 제조돼 이를 사용한 혈우병 환자들이 에이즈에 감염됐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대 의대 조영걸 교수는 최근 에이즈 관련 국제학술지 발표 논문에서 "당시 에이즈에 감염된 혈우병 환자 4명과 치료제의 원료가 된 에이즈 감염자의 혈액샘플을 분자유전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바이러스 염기서열이 유사한 것으로 나타나 치료제로 인한 에이즈 감염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국립보건원은 이에 따라 13일 전문가들로 이뤄진 조사반을 구성해 역학조사를 하기로 했다.

이 문제는 92년에도 제기돼 보건원이 93년과 94년 두차례 조사했으나 '에이즈 감염 환자들간 유전자 염기서열의 일치도가 오차범위 밖이고, 환자들이 혈장과 혈전 등을 자주 수혈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이 있어 치료제와 에이즈 감염간의 인과관계를 밝힐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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