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TV 이색 기획 "17점 깔고 이겨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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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죽느냐, 사느냐. 흑이 17점을 깐 뒤 이곳에서 백이 필사적으로 삶을 추구하는 이색대결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둑TV가 기획한 이 대국의 이름은 그래서 '햄릿바둑'. 다 잡으면 흑이 이기고 한 귀퉁이라도 살면 백이 이긴다. 돌을 배치하는 요령은 천원에 한점, 그리고 나머지 화점은 각 2점씩.

아마추어 강자들인 하성봉7단과 홍맑은샘7단의 대결에선 백을 쥔 하7단이 이겼다. 여성기사들인 루이나이웨이(芮乃偉)9단과 박지은3단의 대국은 흑을 쥔 芮9단이 백을 전멸시켜 승리. 신구대결인 서능욱9단과 최철한4단의 한판은 백을 쥔 최4단이 이겼다.

젊은 기사들의 연구모임인 소소회에서 실험해본 결과 승산은 5대5라고 한다. 실수하지 않는다면 도저히 살 수 없다고 하지만 바둑에서 실수가 없을 수 없기에 결국은 대국자의 기량에 따라 승부가 난다. 8일과 15일 방영된다.

암흑대결(눈가리고 바둑두기), 일색대결(흑백 중 한가지만 가지고 두기)에 이어 재미있는 기획을 선보이고 있는 바둑TV는 추석특집으로 우리 고유의 순장바둑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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