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란때 경제학자로 한 일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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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는데 기여를 하지 못했다는 부끄러움 때문에 학자로서 절필(絶筆)할 생각까지 했습니다."

전철환(64·사진)전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학자를 울린 농부의 편지'라는 제목으로 오는 10월 출간할 에세이집에서 이런 소회를 밝힌다.

교수 시절이던 외환위기 때를 포함해 80년대 이후에 쓴 60여편의 수필을 모아 펴낼 이 수상집에는 전북에 사는 한 농부가 '농민들의 참담한 현실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자신을 질책한 내용도 담을 예정이다. 全전총재는 경제기획원 관료(고시 12회)로 출발, 영국 맨체스터 대학원에 유학한 뒤 충남대 교수로 20여년간 봉직했으며, 금통위원과 한은 총재를 지내는 등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한편 '한국경제의 전개와 반성'이란 평론집과 '경제민주화와 위기 대응의 철학'제목의 논문집도 올 가을 펴낼 예정이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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