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에도 '불황 그림자'… 연탄재 발생량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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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재 발생량이 2002년을 바닥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건설 및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최근 감소하는 양상이다. 두 지표의 증감 추세는 엇갈리지만 모두 경기 침체를 반영하는 현상이다. 환경부와 국립환경연구원이 5일 내놓은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자료에 따르면 1990년 연간 1024만t이었던 연탄재 발생량은 소득 증가와 아파트 보급 확대에 의해 2002년 19만5000여t으로 줄었다.

그러나 2003년 발생량은 전년 대비 11.3% 증가한 21만7000여t으로 집계됐다. 전년에 비해 연탄재 발생량이 증가한 것은 통계청이 연탄재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90년 이후 처음이다.

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외환위기(97~98년) 때에도 꾸준히 줄던 연탄재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고유가와 소득 감소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하반기 중 2004년도 폐기물 발생량이 집계되면 확실한 추세와 원인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부 자료를 들여다 보면 연탄재 외에 다른 쓰레기들도 경기 변동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수도권 주요 쓰레기 매립장에 반입된 건설폐기물은 256만3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이상 줄 것으로 추산됐다.

98년 123만4000t으로 바닥을 찍었던 건설폐기물 반입량은 2002년 389만9000t까지 증가했다가 2003년 이후 다시 감소하고 있다. 이는 최근의 아파트 재건축의 침체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공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생활폐기물 반입량은 2003년(235만4000t)에 비해 13.5% 줄었다.

공사의 박근식 부장은 "폐기물 반입량이 경기의 영향을 받는 것은 경기가 나빠지면 쓰레기를 적게 내놓고 재활용률을 높이려 더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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