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도 축구공처럼 둥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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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초보 투자자를 위해 '증권교실'을 신설한다. 증시 전문가들이 매 주 두 차례 주식시장의 생리와 투자 요령, 투자자들이 궁금한 점 등을 재미있게 설명할 예정이다.

편집자

월드컵에서 시작된 축구 열기가 K-리그로 뜨겁게 이어지고 있는데, 축구 해설자들은 흔히 '공은 둥글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둥근 공이 어디로 굴러갈지 알 수 없듯이 축구경기 결과도 예측하기 힘들다는 뜻일 것이다. 사실 두 팀의 실력차이가 현격하지 않다면 선수들의 컨디션, 홈그라운드 여부, 날씨 등 실력 외의 변수에 의해 승부가 좌우될 수 있다.

그런데 축구공만 둥근 것이 아니라 증권시장의 주식들도 둥글다. 따라서 이 둥근 주식들이 어디로 굴러갈지 아무도 쉽게 짐작하지 못하는 것이다. 기업실적이 현저히 좋아지거나 나빠진다든지, 뚜렷한 호재나 악재가 있는 주식들은 어느 정도 주가 예측을 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정부정책·경기상황·증시수급, 해외시장 또는 투자심리 등 숱한 변수들에 의해 주가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섣불리 예측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축구선수들이 둥근 공을 탓하면서 연습을 게을리 하고 승부를 운에만 맡긴다면 결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반면 그 팀이 평소에 열심히 훈련을 하고 선수들의 패기가 항상 살아있다면 그 팀은 승리의 확률을 훨씬 높일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주식투자자들도 주가가 예측하기 힘들다고 아무 노력을 하지 않고 투자결과를 운수소관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기업의 내재가치 분석이나 주가의 기술적 분석, 또는 기업정보 수집 등 투자자들이 나름대로 자신이 있는 부문을 중심으로 계속 노력을 해나가면서 자기만의 투자철학이나 분석기법을 몸에 익힌다면 분명히 남들보다 나은 투자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큰 부자'는 하늘이 만들지만 '작은 부자'는 사람이 만든다고 하지 않던가.

박용선

SK증권 종로지점장

◇약력

▶삼성생명 감사실▶선경증권(현 SK증권) 증권분석팀장·조사실장▶SK증권 투자정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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