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銀과 합병 앞둔 하나銀 김승유 행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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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현직 은행장 중 나이가 가장 많은 김승유(59)하나은행장.

그러나 그는 나이를 무색케 하는 열정과 끈기로 서울은행 합병의 꿈을 이뤄냈다. 그의 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모양이다.

金행장은 "은행이 계속 성장해 나가는 수단으로 합병을 택했으며 앞으로도 성장을 멈출 수는 없다"고 추가 합병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 이유로 그는 "고객들이 은행 창구만 찾으면 모든 금융서비스를 '원 스톱'으로 받을 수 있도록 덩치를 키워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金행장은 "합병된 하나은행과 증권·보험·자산운용 등 자회사들이 조만간 하나의 금융지주회사 아래 묶이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고객 정보를 서로 공유해 한 차원 높은 영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계열 증권·보험사도 인수·합병 등을 통해 몸집을 더 키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은행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하나은행의 역사는 12년에 불과하지만 서울은행은 43년이나 된다. 하나은행은 거액 고객이 주류지만 서울은행은 소액 대중 고객이 많아 상호 보완하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합병의 성패는 하나·서울은행 두 조직의 융화에 달려 있다. 서울은행 노조는 이번 합병을 반대하며 이미 총파업을 결의해둔 상태다.

金행장은 "어느 쪽의 희생도 없는 대등한 '합병'일 따름"이라며 "서울은행 직원들이 불이익을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이 옛 보람은행과 충청은행을 잇따라 인수한 뒤에도 조직의 융화라는 면에서 별 잡음이 없었다. 하지만 金행장의 어깨는 무거워 보였다.

그는 이미 예금보험공사에 서울은행 인력을 최소 5백명 감축해 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그는 "능력이 있으면 가전이나 자동차를 팔던 사람도 스카우트할 생각이다. 나이는 문제가 안된다"고 강조했다.

金행장은 "통합 후 예상 주당 순이익 5천원에 주가수익비율(PER) 6배를 적용할 경우 주가는 3만원선까지 올라 공적자금을 추가 회수하는 결과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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