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부는 체험 위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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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일요일 초등학교 1,3학년인 아이들을 데리고 경복궁으로 나들이를 갔다왔다. 일차적인 목적은 아이들의 학교 방학숙제 중 일부를 하는 데 있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다. 아이들이 영어를 실질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장소로 이곳을 활용하고 싶었다.

우리 아이들은 특별히 어떤 학원을 다니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영어 공부를 가장 힘들어한다. 아이들은 집에서 가르칠 수 있는 정도의 영어에는 흥미를 갖고 있다. 문제는 영어로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주말 고궁 나들이다.

주말에 고궁에 가보면 관광하는 외국인을 많이 볼 수 있다. 나는 가기 전에 아이들에게 몇가지 지켜야 할 예절과 무엇을 말해야 할지를 가르쳐주고 사인을 받아오게 했다. 처음에는 쭈뼛거리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던 아이들이 한두번 해본 다음에는 자신감을 가졌다. 더 있다 가자고 떼를 쓰기도 한다.

아이들의 이런 행동을 보면서 외국어 공부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자신감과 용기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대답에 응해주고 관심을 보여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이근순·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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