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진주 기자의 스타일 발전소] 축제의 여름, 청춘들아 화끈하게 입어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8면

질척거리는 진흙 위에서 함께 춤추고 비 맞으며, 천둥번개를 벗삼아 ‘떼창(관객들이 입을 모아 노래 부르는 것)’을 하다 보면 몸도 마음도 뜨겁게 달궈진다. 자, 지금은 밖으로 나갈 시간, 미련도 후회도 없이 놀아야 할 시간. 청춘남녀들이 에너지를 발산하는 캠핑과 페스티벌 현장에서 돋보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이진주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진주 생각 “록페스티벌에 가는 건 특별한 인생의 이벤트다.
그에 어울리는, 무대의상만큼 화끈한 록페스티벌룩을 준비하라.”

록페스티벌룩

여자  등·가슴 파이고 찢어진 옷도 부끄럽지 않아

골드·실버 반짝이와 네온 컬러로 커플 컨셉트를 맞췄다. (여) 뱀피무늬 바지와 메탈장식 슈즈가 포인트. 골드 시퀸 셔츠 속에 형광 노란색 셔츠를 덧입어 춤을 출 때마다 슬쩍슬쩍 비춰 보이도록 했다. (남) 전체를 네온컬러로 입기 부담스러울 땐 포인트로만 활용하라. 주황색 형광펜으로 군데군데 밑줄 친듯한 셔츠가 한 예다.

록페스티벌(이하 록페)의 계절이 돌아왔다. 평소 입고 싶었지만 망측해서 못 입었던 무대의상, 드디어 시도해 볼 때가 됐다. 인어공주 비늘마냥 펄덕거리는 시퀸(반짝이), 형광펜처럼 선명한 초록·분홍·노랑, 표피·호피·뱀피의 애니멀 프린트 3종 세트, 등과 가슴이 훅 파이고 여기저기 찢어진 디자인도 부끄럽지 않다. ‘록시크(블랙과 메탈을 활용한 스타일링)’ ‘헤로인시크(마약중독자 특유의 시커멓고 퇴폐적인 눈매)’의 대명사인 수퍼모델 케이트 모스가 옛 남자친구와 영국의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을 누빌 때 신었던 진흙 묻은 고무장화는 록페룩의 드레스코드가 됐다. 장화 속엔 양말을 꼭 챙겨 신자. 안 그러면 너덜너덜 해어지고 물집 잡힌 발을 부여안은 채 밤새 울어야 한다. 꼭 하이힐을 신어야겠다면 ‘인증샷’만 찍고 차라리 맨발로 놀자. 올여름 핫 트렌드인 히피 스타일 롱드레스에 알렉사 청처럼 에스파드류(밑창을 짚으로 만든 신)를 신어도 멋지다. 머리에는 가늘게 땋은 패브릭 헤어밴드를 손오공 머리띠처럼 두르면 더 트렌디해 보인다. 무대 가까운 자리를 예약했다면 비가 오지 않더라도 물벼락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 가수도 관객도 흥분해서 마시던 물까지 뿌려대기 때문. 땀과 물에 번진 메이크업과 젖은 머리카락은 록페룩의 화룡점정이니 피하지 말 것.

남자  아무 옷이나 입고 가면 스타일 구겨지지

‘록페에 아무 옷이나 입고 가면 꿀릴까요(기죽을까요)?’ 네이버 지식인에 올라온 질문이다. 이에 대한 스타일 발전소의 대답은 ‘예. 꿀려요’다. 무대 위의 가수들이 무대 아래 관객들의 광기에 압도된다는 록페에서 평범한 옷차림은 예의가 아니다. 사인펜으로 가짜 타투를 그리고, ‘반칙왕’ 가면까지 마련해 작정하고 노는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 모든 록페를 쫓아다니는 ‘페스티벌 고어’까진 아니더라도 남자는 록 좀 알아야 섹시해진다. 보통 데님을 입는다면 티셔츠만큼은 좀 찢어주자. ‘롤링스톤스’를 상징하는 혀를 쑥 빼문 입술 모티프가 그려진 티셔츠도 좋다. 뾰족뾰족한 스터드가 박힌 검은색 가죽팔찌와 해골 반지는 록 매니어임을 입증해주는 훌륭한 소품이다. 입장권이나 식권을 대신하는 팔목 밴드에 여러 가지 색깔의 러버(고무)밴드를 겹쳐 해도 멋지다. 평소 시도하지 못했던 페도라나 목걸이·팔찌·귀고리 같은 액세서리도 분위기를 살려준다. 요즘 유행하는 네온컬러 전자시계는 김성일 스타일리스트의 추천 아이템. 참, 미니텐트와 간이의자를 챙겨와서 ‘록페 좀 다녀본 오빠’ 티를 내보자. 방방 뛰다 지친 여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할 수 있을 게다. 무엇보다 참가 그룹의 라인업을 분석해 떼창 대비 가사연습을 철저히 해와야 한다. 여친 앞에서 멜로디만 대충 웅얼거리면 스타일 확 구겨진다.

커플  멀리서도 찾을 수 있게 반짝이 컨셉트를

(여) 골드 브라톱에 같은 계열의 후디(후드가 달린 아우터)와 해골이 그려진 클러치백으로 통일감을 줬다. (남) 너무 ‘착해’ 보이는 데님은 찢고 조끼는 풀어헤쳤다. 스터드 팔찌라도 걸치면 모범생 분위기가 해소된다.

한국 록페의 원조이자 ‘머드 록페’ ‘미친 록페’로 10년 동안 명성을 떨쳐온 인천 송도 ‘펜타포트’와 지난해 최대 규모로 문을 연 경기도 이천 ‘지산밸리’는 국내 록페의 양대산맥이다. 같은 시기에 정면으로 맞부딪혔던 지난해에는 연인원 10만 명의 관객이 두 공연에 몰렸다. 구름떼처럼 모여든 록 추종자 사이에서 ‘우리 자기’를 잃어버리지 않을 대책이 필요하다. 반짝반짝 컨셉트를 공유해 멀리서도 눈에 띄도록 하면 어떨까. 여자는 골드 시퀸, 남자는 실버나 메탈 장식 같은 식으로 반짝거림의 소재와 톤에 차이를 줘야 ‘밤무대 의상’ 같지 않고 덜 민망하다. 웬만하면 실버 아이템은 남친에게 양보하라. 골드를 주렁주렁 단 남자는 록 매니어보다는 ‘뒷골목 형아’처럼 보일 테니까.



진주 생각 “아웃도어 활동을 한다고 아웃도어웨어임을 강조할 필요는 없다.
아웃도어웨어와 일반 옷을 적당히 섞어야 한다.”

캠핑룩

여자  아웃도어 의류와 패션 브랜드 3대7로 믹스매치

카키색과 베이지색으로 세련된 아웃도어 커플룩을 시도했다. 챙이 넓은 인디애나 존스 모자 대신 패션 브랜드의 캡을 쓰면 가벼운 엠티 기분을 낼 수 있다. (여) 발랄해 보이는 점프수트에 유틸리티 조끼를 덧입었다. (남) 패치가 많이 붙은 데님에 밀리터리 재킷을 매치했다.통 같은 소품을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선택하면 전문가처럼 보인다.

요즘 아웃도어 의류, 많이 예뻐졌다. 그러나 한채영·공효진이 아닌 이상 모든 아이템을 아웃도어로 갖춰 입는 건 민망하다. 이런 옷들은 땀 흡수나 배출 등 특수기능에 주안점을 뒀기 때문에 잘못 입었다간 허리선이나 다리길이 같은 미묘한 데서 스타일 에러가 난다. 이도저도 모를 땐 섞어서 입는 게 답이다. 아웃도어와 일반 의류의 비율은 3대 7 정도가 적당하다. 셔츠, 점퍼(조끼), 바지의 세 가지 기본 아이템 중 한 가지만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고르면 된다. 안에는 프린트나 색상이 강한 면 소재 티셔츠를 입고, 기능성 브랜드의 조끼나 점퍼를 걸치면 꽤 어울린다. 반대로 안에는 편안한 기능성 셔츠를 입고 패션 브랜드의 컬러풀한 점퍼를 입어도 산뜻하다. 원 포인트 아이템으로는 여러 계절을 넘겨 인기를 끌고 있는 점프수트가 좋겠다. 다양한 톤의 블루 데님과 밀리터리 카키가 대세지만, 아예 채도를 확 높인 초록색이나 빨간색 체크무늬도 산뜻하다. 낮에는 핫쇼츠를 입고 놀더라도, 밤에는 목이 긴 양말을 신어준다. ‘캠핑룩’을 테마로 한 ‘디스퀘어드2’ 쇼처럼 트렌드를 살리면서 모기떼의 공격에서 다리를 보호할 수 있다.

남자  레드·오렌지 계열의 아우터만 걸쳐도 멋져요

평범한 티셔츠와 점퍼에 스카프(손수건) 하나만 잘 두르면 훌륭한 캠핑룩이 된다. 하나 목에 뭘 두르는 게 불편한 남자라면, 평소 못 입어본 코발트 블루나 레드·오렌지 계열의 아우터만 걸쳐도 눈에 확 띈다. 맥가이버 칼이다 뭐다 챙겨야 할 것이 많으니, 얇은 체크무늬 셔츠에 주머니가 많이 달린 유틸리티 조끼를 껴입는 것도 괜찮다. 이도저도 없을 땐 여자친구의 ‘트윗질’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잘 빠진 청바지라도 챙겨가자. 와펜이나 패치가 여러 개 달린 데님은 포토제닉해 보인다. 나침반 기능이 있는 시계, 전문용품 브랜드에서 나온 물통을 준비하면, 은근히 전문가처럼 보여 멋지다.

커플  어깨 맞댈 때 글·그림 연결되는 티셔츠를

평소 입지 못했던 센 색깔을 나눠입었다. 태극기나 신호등처럼 보이지 않으려면 한 톤 무거운 색감을 선택하면 된다.

스타일리스트 김성일 실장은 “커플룩이라고 데칼코마니처럼 똑같이 입으면 촌스럽다”고 지적한다. 준비할 시간이 많다면 두 사람이 손을 잡거나 어깨를 맞댈 때 글과 그림이 연결되는 티셔츠를 만들어본다. 이런 프린트 티셔츠는 한 벌에 2만5000원 정도다. 초치기로 떠날 땐 연한 분홍색과 하늘색, 또는 보라색과 연두색처럼 색상이 조화를 이루는 타이다이(홀치기 염색) 티셔츠를 장만한다. 트렌디한 커플이 될 거다. ‘심슨가족’이나 ‘디즈니 친구들’처럼 연관된 캐릭터들이 서로 다른 동작을 하는 티셔츠를 맞춰 입어도 재밌다. 밀리터리 카키색, 또는 베이지색을 활용해 세련된 커플룩을 시도해 보자. 모자나 신발·배낭·손수건 등 소품의 브랜드를 통일해 다른 듯 닮은 룩을 연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보이·걸 스카우트 시절로 돌아간 듯 색색 가지 배지를 달면 작은 포인트가 된다.

모델 서유라·김동영(DCM), 라인헤어(헤어·메이크업) 도움말 김성일 스타일리스트

촬영협조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장소)/에스까다·TNGTW·헤지스·오즈세컨·나인식스뉴욕·시리즈·커스템멜로우·시스템옴므·힐피거데님·리플레이·잭울프스킨(의상)/타이맥스 by 갤러리어클락·모그·클럽모나코·파파야·토즈·존리치몬드·비비안웨스트우드 by 다리인터내셔널(시계·액세서리·선글라스)/지프·루이까또즈·만다리나덕·캘빈클라인액세서리·비아모노·JKC by 매긴셀렉트·컨버스·도니제티·헤드·몽벨(모자·가방·신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