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엔 배당투자 노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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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침체 장의 탈출구로 '배당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배당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구조조정으로 재무구조가 좋아지면서 배당할 수 있는 힘을 많이 쌓아둔 기업들이 많아져 배당주에 대한 투자 여건은 한층 성숙한 상태다. 배당을 노리고 종목을 고른 투자자들은 12월 결산 법인의 주가가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반등할 경우 짭짤한 배당 수익과 주가 상승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표 참조>

우선 투자자들은 주가가 많이 떨어지면서 같은 돈을 들여 주식을 더 많이 살 수 있게 됐다. 해당 기업의 경영 성과가 좋고 현금을 많이 비축해 배당률을 높이면 투자자들이 연말에 손에 쥘 수익도 그만큼 많아지게 된다. 이와 관련, 대우증권은 7일 신대양제지·S-Oil·코오롱건설 등을 배당투자가 유망한 종목으로 꼽았다.

실제로 주가 하락에 따라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은 이미 높아졌다. 배당수익률이란 주당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것으로, 지난해와 동일한 비율의 배당을 한다는 가정 아래 주식을 샀을 때 수익이 얼마나 되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다. 때문에 주가가 낮을수록 수익률은 높아지게 마련이다.

예컨대 신대양제지의 경우 지난해 주당 배당금 1천원을 6일 주가(5천8백20원)로 나눌 경우 배당수익률은 17.2%가 된다.

올해 실적 역시 좋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주가가 낮은 요즘 사두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꾸준한 구조조정으로 금융 비융에 대한 부담을 줄임으로써 상장사들의 수익성이 좋아졌다는 점도 호재다.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많이 줄 수 있는 체력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7년 이후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상장 회사들이 지급한 배당금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 참조>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법인의 경우 영업·재무 부문의 경영 성과를 전체적으로 평가해 볼 수 있는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지난해 1분기에 3.9%이던 것이 올 1분기엔 8.8%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경상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눠 구한다. 1천원 어치의 물건을 팔아서 은행 이자 등을 갚은 뒤 지난해에는 39원을 남겼다면 올해는 88원을 쥘 수 있다는 얘기다. 기업 실적은 하반기에도 대체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배당주에 투자할 경우 세제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정부는 지난해 4월 소액주주에 대해 1년 이상 보유한 주식 중 액면가 기준으로 5천만원 이하에는 오는 2003년까지 배당소득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분기별 배당제 등도 투자자들에게 득이 될 전망이다.

특히 주가가 하락하고 시중 금리가 많이 떨어진 상황에선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는 배당주가 대안 상품이 될 수도 있다.

대우증권의 신동민 연구원은 "올해 경영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회사 중 지난해에 배당을 실시했던 종목에 관심을 기울여 볼 만하다"며 "지난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더라도 올해 주총 등의 결의로 배당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는 회사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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