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최고액권 평균값 18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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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의 최고액면 화폐 중 한국의 1만원권은 현재 가치로 볼 때 단연 꼴찌다. 30개국 최고액권의 평균 가치를 원화로 환산하면 18만4천5백원(유로를 쓰는 12개국은 1개국으로 봄)가량 된다.

한국의 최고액권은 OECD 회원국 최고액권 평균 가치의 18분의 1도 안된다는 얘기다.

OECD 최고액권 가운데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닌 돈은 스위스의 1천프랑 지폐로 원화로 환산하면 80만원이 넘는다.

그 다음은 캐나다의 1천달러권인데, 이 돈은 자금세탁 및 조직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2000년 5월부터 신규 발행이 중지된 상태다.

30개국 중 1만원짜리의 10배가 넘는 가치를 지닌 돈을 최고액권으로 쓰는 나라는 환율 변동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보통 20개국 정도 된다.

무턱대고 고액권을 발행하는 게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우리의 1만원짜리는 경제 규모에 비해 너무 가치가 작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OECD국가 중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보다 뒤처지는 나라들도 1만원짜리보다 훨씬 큰 가치를 지닌 고액권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인당 GDP가 한국보다 약간 떨어지는 체코의 최고액권(5천코루나)은 19만2천원, 한국의 3분의 2 수준인 멕시코(5백페소)·폴란드(2백즐로티)의 최고액권은 각각 6만원, 5만7천원이나 된다.

OECD국가 중 가장 소득이 낮은 터키도 1만4천원의 가치를 지닌 2천만리라를 사용 중이다.

한편 1천,5천,1만원권 등 단 세 종류의 지폐를 사용하는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권종이 가장 적은 나라이기도 하다.

한국과 함께 세 권종을 썼던 일본은 2000년에 2천엔권을 발행해 현재는 네 권종을 사용 중이다.

체코·슬로베니아는 8권종까지 사용하고 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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