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 자연계 응시 늘어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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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2003학년도 대입수능시험(11월 6일)의 자연계열 응시자 비율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자연계 인기학과의 경쟁률과 합격선도 함께 올라갈 전망이다.

4일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다음달 3일 실시되는 수능 모의평가의 계열별 응시생 비율을 분석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말 마감한 이번 시험 원서 접수 결과 자연계 응시생은 전체의 31.9%(17만4천8백1명)를 차지해 지난해의 26.9%보다 5.0%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인문계는 54.8%(30만3백98명)로 지난해(56.4%)보다 1.6%포인트가, 예체능계는 13.3%(7만2천7백23명)로 지난해(16.7%)보다 3.4%포인트가 줄었다.

수능 모의평가는 교육부와 평가원이 수험생들에게 자신의 학업 수준을 가늠케 하고 수능시험의 난이도를 사전 조절하기 위해 올해 처음 실시하는 이른바 '가상 수능시험'이다.

이번 모의평가에는 재학생 46만5천8백39명(85%)과 재수생 8만2천83명(15%) 등 모두 54만7천9백22명이 지원했다.

◇교차지원 제한이 원인=자연계 응시생이 늘어난 이유는 동일계열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등 대학별로 교차지원을 제한하는 장치를 잇따라 둠에 따라, 교차지원 희망자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계열별 응시자 비율은 재학생이 ▶인문 54.5%▶자연 31.5%▶예체능 14.1%이며, 재수생은 각각 56.9%, 34.2%, 8.9%였다.

특히 고득점자가 많은 재수생의 자연계 비율이 34%가 넘어 주목된다.

입시전문기관들은 이에 따라 전문대학원 도입으로 정원이 줄어든 의대·치대와 한의대 등 자연계 인기학과의 경쟁률과 합격선이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수능과 비슷=수능모의평가는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직접 출제하고 채점·성적처리까지 수능과 똑같은 방식으로 실시, 수험생들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교육부는 "이번 수능 모의평가는 수험생들 거의 전부가 지원했고, 수능이 두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치러지는 만큼 계열별 지원비율이 실제 수능에서의 응시비율과 비슷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올 수능에서 교차지원 제한 등의 영향으로 자연계열 응시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의대·치대 정원이 지난해보다 각각 5%·45%가 줄어든 만큼 자연계 고득점자들이 이들 학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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