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레스타인 미사일 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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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스라엘이 23일 F-16 전투기를 동원,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간부가 거주하는 가자 지구 주택가를 미사일로 공격해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한 15명이 숨지고 1백40여명이 부상했다고 AFP통신이 밝혔다.

이번 공격은 요르단강 서안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와 하마스의 자살 공격 중단을 놓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 협상 분위기가 조성되는 가운데 발생, 이 지역의 긴장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F-16 전투기는 이날 새벽(현지시간) 가자 지구의 인구 밀집지역에 있는 하마스 간부 셰이크 살라 셰하데의 3층 집을 공습했으며 이 과정에서 인근 주택 다섯채도 공격받아 붕괴됐다.

공습으로 셰하데는 사망했으며 사망자와 부상자들은 곧바로 가자 지구의 쉬파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망자 15명 중에는 영·유아가 8명 포함돼 있으며 부상자 1백40여명 중에도 어린이가 30여명 있다고 쉬파 병원은 밝혔다. 공습 당시 셰하데의 곁에 있던 부인과 열살배기 딸도 사망했다.

셰하데는 하마스의 군사 조직인 '이자딘 엘 카삼 여단'의 창설자로 지난 2년간 수십차례 자살 폭탄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셰하데를 수배해 왔으며 지난해 12월에도 그의 은신처로 알려진 가자 지구의 다른 주택을 공격했다.

이스라엘군은 공습 후 "이번 공격은 하마스 테러 조직의 간부인 셰하데를 목표로 이뤄졌으며 그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국영 라디오 방송은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공습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보복을 다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집단 학살 혐의로 이스라엘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키로 하는 등 이 문제를 국제 사회에서 공론화하기로 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대변인을 통해 "이같이 과격한 조치는 평화를 가져오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 측을 강력히 비난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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