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대로 돈받는 해수욕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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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며칠 전 서해안의 한 해수욕장에 갔다왔다. 날씨가 더운 데다 서울에서 가까운 곳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조개구이를 먹고 기분 좋게 바다에 발을 담그는 것까지는 좋았다. 다섯살된 아이가 갯벌에 들어가 발이 더러워져 씻을 곳을 찾았다. 마침 샤워장이라고 쓰여 있는 곳이 있었다. 다행이다 싶어 아이를 데리고 갔다.2천원을 내라고 해서 돈을 낸 뒤 들어갔다. 그런데 쫄쫄쫄 흐르는 수돗물이 샤워장의 전부였다. 아이의 발을 닦기에도 힘들 정도로 물은 찔끔찔끔 나왔다.

그런데 갈수록 태산이었다. 수건에 물을 적셔 겨우 닦고 나오는데 아이가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했다. 아이와 함께 샤워장 앞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에 들어가 일을 보고 나왔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마구 화를 냈다. 주인이라는 그 사람은 왜 돈도 안내고 화장실을 사용하느냐며 나무랐다. 관광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당국은 관광지의 바가지 요금이나 서비스 개선과 아무 상관이 없는지 묻고 싶다.

ID Serban·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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