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가 폭락·금융시장 불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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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국 금융시장 불안으로 국내 경제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급락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더 빨리 늘어나는데다 '싼 달러'의 영향으로 해외여행이 급증하면서 하반기 경상수지가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관계기사 3면>

미국 주가가 떨어지면서 국내 주식시장도 약세를 거듭하고 있어 정부는 22일 주식 간접투자 확대 등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한 중장기 정책방향을 밝힐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고위 관계자는 21일 "미국 증시의 불안정이 국내에 파급될 우려가 있고,환율의 급격한 변동은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려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경제는 현재 6% 전후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지만 세계 경기가 동반 침체에 빠질 경우 연간 성장률이 4~5%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무엇보다 외환위기 이후 줄곧 흑자를 유지해온 경상수지에 비상이 걸렸다.

경상수지는 올 상반기에 37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하반기에는 7억달러 흑자에 그칠 것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다봤다. 3개월 전에만 해도 KDI는 하반기 경상수지를 25억달러로 전망했었다.

KDI 조동철 거시경제팀장은 "환율하락으로 수입이 크게 늘어나는데다 여행수지 적자폭이 증가해 경상수지가 하반기 중 몇 개월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여행수지 적자가 상반기 15억달러에 이어 하반기에는 2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재경부의 다른 관계자는 "원화 환율이 급하게 떨어질 경우 환율방어를 위한 수급 대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3백90.23포인트(4.6%) 떨어진 8,019.26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1998년 10월 이후 3년9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날 뉴욕증시는 존슨 앤드 존슨사에 대한 조사 등 악재가 겹치며 폭락을 거듭하다 장중 한때 8,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나스닥 지수도 37.80포인트(2.79%) 떨어진 1,319.15를 기록했다.

고현곤·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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