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새해 특집] 미분양 길게 보고 사둘 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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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단기 투자 수익을 노린 부동산 구입은 조심해야 할 것 같다. 특히 대출을 많이 낀 투자는 위험하다. 전문가들은 투자자의 경우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예상되는 상품이 아니라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세제 강화, 거래 제약 등으로 투자 수익이 낮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락장세 속에서 차별화는 극심할 것 같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이사는 "교통 여건이 좋지 않거나 수요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곳은 집값 하락 가능성이 있으므로 서둘지 말고 여윳돈이 있다면 신규 입주 아파트나 인기 지역 중대형 평형 등을 눈여겨보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다만 내 집 마련을 오랫동안 계획해온 실수요자나 장기 자금을 운용하는 투자자의 경우 침체기를 활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KTB자산운용 안홍빈 부동산팀장은 "서울의 경우 올해 입주 물량이 4만8000가구로 지난해보다 14% 줄고, 동시분양 물량도 급감할 것으로 보여 2006년 이후 가격불안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산신탁 신상갑 팀장은 "현재 집값 하락은 가계부채 조정과 맞물려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도래한 주택담보대출 만기가 올 상반기에 집중되므로 4~5월 이전이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시기"라고 주장했다.

수도권의 경우 청약통장은 판교 신도시에 활용하되, 택지지구 등 입지여건이 좋은 곳에서 생기는 미분양 아파트는 길게 보고 구입해도 괜찮다. 품질은 좋은데 시장 상황 때문에 미분양된 아파트는 2~3년 뒤 입주 시점에는 값어치를 찾아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세종디엔씨 문형섭 대표는 "판교 때문에 청약률이 낮아져 미분양된 서울 저밀도지구와 경기도 택지지구 아파트는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단독주택 구입 계획이 있다면 4월 이전이 낫다. 시가를 많이 반영한 주택가격공시제도가 4월 말께 시행되면 단독주택은 등록세.취득세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법원 경매도 관심을 둘 만하다. 경기 침체로 값싼 우량 물건들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산하 강은현 실장은 "올해는 좋은 부동산을 경매나 공매로 값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입찰가격이 시세보다 20% 정도 싼 매물은 구입해도 된다"고 말했다.

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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