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델라구아다홀'개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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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배우들이 공중을 날아 다니는 전위적인 뮤지컬 퍼포먼스 '델라구아다'의 전용극장이 세종문화회관 뒤편에 건립돼 16일 개관했다. 총 건축비 21억원이 든 2백50평 규모의 '세종 델라구아다홀'(사진)은 배우들이 비행할 수 있는 공간과 특수장비 설치를 미리 계산해 지어졌다. 세계 최초의 '델라구아다' 전용관인 셈이다.

현재 이 작품을 공연하고 있는 미국·영국에서는 옛 건물을 개조하거나 기존 공연장을 사용하고 있다. 이 공연장은 3년 동안 '델라구아다' 제작사가 사용한 뒤 세종문화회관에 기부할 예정이다.

공연에서는 서커스 단원처럼 몸에 줄을 묶은 배우가 뛰어 내려와 관객을 낚아채 천장으로 사라져 버리는 등 파격적인 퍼포먼스가 벌어지며 남미 원주민의 민속 음악과 타악기·테크노가 어우러진 배경 음악이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빚어낸다.

객석에는 좌석 등급은커녕 앉을 의자조차 없다. 관객은 모두 서서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배우들의 몸동작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델라구아다'의 출생지는 아르헨티나. 연출자 피촌 발디누와 디키 제임스는 포클랜드 전쟁을 치르고 민주정권이 막 들어서 불안정하던 1985년, 한 언더그라운드 공연 그룹에서 의기 투합했다. 이후 실험적인 댄스 그룹 '엘 데스쿠에베'를 만나 공연 이름을 아르헨티나 빈민가를 뜻하는 '빌라(villas)'로 짓고 "역경을 이겨내고 너의 이상을 잊지 마라"는 주제를 담아 젊음이 넘치는 쇼를 만들어냈다.

97년 캐나다·프랑스 등지 공연부터 바꾼 이름인 '델라구아다'는 앞머리에 앤젤이라는 단어가 생략됐으며 '수호천사'라는 의미다. 출연자 여덟명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이다. 평일 화·수·목 오후 8시, 금 오후 8시·10시30분, 토 오후 7시·10시, 일 오후 7시(7월 31일~8월 2일 오후 8시, 8월 3·4일 오후 7시 1회 공연), 주중 5만원, 주말(금·토·일·공휴일) 6만원, 문의 02-501-7888.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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