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아이 부모에 연락 어린이집 이해했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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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3일자 7면 '열린마당'란에서 '아픈 아이 외면한 어린이집'이라는 글을 읽었다. 나는 공립 어린이집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사다. 그저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았다는 사실만 부각시켜 비난한 글을 보고 교사 입장에서 서운함을 넘어 화가 났다.

아픈 어린이가 왔을 때 교사는 그저 방치하지 않는다. 여러가지 활동 중에도 그 아이를 늘 염두에 두고 열이 나는지 움직임은 어떤지 살핀다. 약을 먹이고 아이를 뉘어서 얼음주머니로 닦아주기도 한다. 그런데도 상태가 더 나빠지면 부모님들께 전화를 드리는 것이다.

어린이집엔 인력이 넉넉하지 않다. 한 명의 아이 때문에 나머지 스무명의 아이를 방치한 채 교사가 병원에 갈 수는 없다. 아이들은 잠깐 등만 돌려도 책상에서 떨어져 이마를 찢기기도 하고 싸우다가 다치기도 한다. 그런데 교사가 병원 때문에 자리를 비운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자신의 아이가 다친다면 그 부모의 심정은 어떻겠는가. 교사는 많은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했으면 한다.

홍경민·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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