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생화학무기 극비 실험 美,참여군인들 후유증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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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워싱턴 AFP=연합] 미국 국방부는 1960년대 미군 함정에서 극비리에 이뤄졌던 생화학무기 실험이 군인들에게 미친 영향을 30여년 만에 조사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당시 실험은 '프로젝트 112'라는 작전명으로 1963~69년 태평양상에서 총 29차례나 진행됐다.

68년 마셜제도에서는 미군 비행기가 포도상구균 박테리아를 그랜빌 S 홀 함상에 공중 살포했으며, 65년과 66년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신경가스인 VX를 두 척의 해군 함정에 뿌리는 실험을 했다.

전체 29차례 실험 중 12차례 실험에 동원된 것으로 확인된 퇴역군인 수는 총 2천7백~2천8백명이었다.

당시 함정에서 복무했던 퇴역군인들이 "건강에 장애를 입었다"고 주장하자 미 국방부는 2000년 8월부터 조사를 벌여왔었다.

국방부는 "당시 실험의 목적은 생화학무기 제조에 쓰이는 원인균이나 가스 등이 햇볕 등 외부환경에 노출됐을 때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파악하고 가스 마스크 등의 방독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조만간 나머지 17차례 실험에 참여한 함정 및 복무군인 개인정보를 비밀해제할 예정이기 때문에 당시 실험을 받았던 퇴역군인들의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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