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4개월 박근혜 "정몽준·이인제와 함께 일해봤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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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현재의 정치구도가 대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대표는 9일 "앞으로 뜻과 이념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朴대표는 특히 "정몽준(鄭夢準)의원이 뜻을 같이한다면 함께 할 수 있고, 이인제(仁濟)의원은 나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껴왔다"고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나라당에 복당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한나라당이 정당개혁을 거부하고 나를 쫓아낸 만큼 탈당을 후회한 적은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朴대표는 이어 "한나라당 탈당이 결과적으론 한나라당 정당개혁으로 이어졌고, 정당개혁에 대한 강한 소신을 알린 만큼 긍적적 의미가 크다"고 탈당의 득실을 계산했다.

朴대표는 지난 2월말 한나라당을 탈당할 때만해도 '영남의 대안'으로 손꼽혔다. 3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풍(風·노무현 지지 바람)'이 불면서 지지도는 조금씩 떨어졌다.

최근 조사에선 10%를 조금 웃도는 정도로 조사된다. 전체적으론 정치판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양강 구도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월드컵대회를 거치면서 정몽준 의원이 朴대표를 성큼 앞섰다.

그의 4개월 남짓한 홀로서기 정치실험은 자신의 평가와 달리 침체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래연합은 6·13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 10명, 광역의원 8명의 후보를 공천했지만 한명도 당선시키지 못했다.8·8 국회의원 재·보선에 대해 朴대표는 "인물이 있으면 공천하고 없으면 않겠다"고 답했다. 이어 "적당한 사람을 찾는 게 쉽지 않다"고도 했다.

게다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약속한 9월 8일 서울에서의 남북 축구경기는 기대했던 만큼의 성공에 의문부호가 찍혔다. 서해교전 등 남북긴장 국면 때문이다.

朴대표 측은 8·8 재·보선 후의 정계개편을 주시하고 있다. 정국의 큰 소용돌이 속에서 돌파구가 열릴 것을 기대하는 눈치다. 그의 한 측근은 "조직도 없고 활동하지도 않는 상태에서 10%대의 고정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은 朴대표의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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