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바르셀로나 웃고, 첼시·맨유 울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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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해외 명문 구단들의 성적표는 어떨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바르셀로나는 스페인이 월드컵 출전 사상첫 우승을 거두면서 활짝 웃었다. 이번 스페인 국가대표팀에는 바르셀로나 소속 선수가 8명이나 포함돼, 'FC바르셀로나를 그대로 옮겨다 놓았다'는 평이 나왔다. 이번 월드컵에서 스페인의 패스성공률이 평균 80%대로 32개 참가국 중 1위를 기록했던 데에는 같은 팀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네덜란드와의 결승전에서 연장 11분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트린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FC 바르셀로나 소속이다. 최전방 공격수로 본선 5골을 기록한 다비드 비야도 월드컵이 열리기 전 발렌시아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을 확정지었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을 포함, 각국 대표팀에 총 14명의 소속선수를 내보내며 명문 구단의 면모를 과시했다.

FC 바르셀로나 다음으로는 바이에른 뮌헨을 꼽을 만하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전통을 자랑하는 뮌헨에는 득점왕·신인왕을 동시에 차지한 토머스 뮐러와 베테랑 공격수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뛰고 있다. 부상을 딛고 네덜란드의 결승진출을 이끈 아르옌 로벤 역시 뮌헨 소속이다.

반면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첼시는 바르셀로나 다음으로 많은 12명을 월드컵에 내보냈지만, 이들이 소속된 국가들은 모두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잉글랜드의 프랭크 램퍼드, 존 테리, 애슐리 콜은 독일과의 8강전에서 패배하며 분루를 삼켰다. 12명 중 골을 넣은 선수는 플로랑 말루다(프랑스), 살로몬 칼루(코트디부아르), 디디에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 등 3명뿐이다.

6명을 내보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선수들의 소속 국가들이 모두 8강 문턱을 넘지 못하고 16강전에서 돌아왔다.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는 득점왕 후보로까지 거론됐지만 무득점의 수모를 겪었다. 프랑스 대표팀의 주장완장을 찾던 파트리스 에브라는 조별리그 탈락에 이어 팀 내분을 주도했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첼시와 맨유 소속 선수들이 월드컵에서 부진한 데 대해 체력소모가 큰 프리미어 리그에서 원인을 찾는 목소리도 있다. 블랙번 소속인 라이언 넬슨(뉴질랜드)은 "잉글랜드 선수들은 프리미어리그가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세계에서 가장 힘든 리그라는 걸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며 "이번 월드컵에 부상을 입은 채로 참가하는 선수들 중 상당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활동중"이라고 꼬집은 적이 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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