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양의 슛을 쏘아라 곽 재 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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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고통 속에서 얻은

꿈의 광휘는 덧없이 아름다운 법

눈물 속에서 얻은 승리의 함성은

신들의 입맞춤보다 감미로운 법

그러므로 온 세계의 시민들은

그대들의 가슴 위에 금빛 축제의 꽃목걸이를 걸어

준다

프라하에서 파리에서 모스크바에서 이스탄불에서

노량진에서 자갈치시장에서 금남로에서

오오 눈물나는 우리의 심장 한 복판에서…

그러므로 칠천만 단군의 후예들이여

꿈꾸듯 달려나가 불꽃 같은 슛을 날려라

꿈을 향해 희망을 향해

아직 불구인 세계의 이성을 향해

전쟁보다 뜨거운 슛을 쏘아라

한때 동방의 등불이었던 우리

이제 세계의 횃불로 찬란히 일어선 우리

그 어떤 승리 앞에서도

그 어떤 패배 앞에서도

자랑스럽게 벌떡 일어선 우리

아아,칠천만 눈동자 속에 입맞춤 속에

끝없이 끝없이 일어서는 우리

지금 세계는 사랑이 오고 있는 중

그러므로 태극의 전사들이여

다시 두려움 없이 슛을 쏘아라

피와 눈물과 땀,고통과 억압을 물리친

찬란한,찬란한 태양의 슛을 쏘아라.

◇김선두 화백

▶1958년생

▶제7회 중앙미술대전 대상 수상

▶임권택 감독의 칸 영화제 감독상 '취화선'서 장승업 그림 대역

▶중앙대 예술대학 한국화과 교수

◇곽재구 시인

▶1954년생

▶8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사평역에서' 당선, 시집 『사평역에서』 『서울 세노야』 『참 맑은 물살』 등

▶순천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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