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 내년 10월 사임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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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난 22일 돌연 사퇴 선언을 했던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가 내년 10월 이슬람회의기구(OIC) 정상회의 직후 총리직에서 물러나며 압둘라 아마드 바다위 부총리가 권력을 승계한다고 집권 통일말레이국민기구(UMNO)가 25일 공식 발표했다.

할릴 야코브 UMNO 사무총장 겸 공보장관은 이날 UMNO 최고위원회 회의가 끝난 뒤 국영TV 성명을 통해 이 사실을 밝혔다.

성명에서 마하티르 총리의 정확한 사임 일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압둘라 부총리는 "마하티르 총리가 내년 10월 24~25일 열릴 OIC 정상회의를 주재한 뒤 사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압둘라 부총리는 또 "마하티르 총리는 권력 이양을 원활히 하기 위해 사임 전 두달간의 휴가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간 동안 압둘라 부총리가 총리대행으로 당정을 이끌게 돼 사실상 권력승계는 내년 8월 시작되는 셈이다.압둘라 부총리는 마하티르의 총리직 사퇴와 함께 UMNO와 범여권인 국민전선의 당권도 승계할 것으로 알려졌다. 권력 승계 일정이 공식화함에 따라 지난 22일 마하티르 총리의 사퇴선언과 번복으로 야기됐던 말레이시아의 정치 불안은 완화되겠지만 당초 2004년 열릴 예정인 총선 조기실시 문제로 야당과의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압둘라 부총리는 마하티르 정부에서 교육·국방·외무장관을 역임했으며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마하티르의 후계자로 지목됐던 안와르 이브라힘 부총리를 권력투쟁 과정에서 제거, 집권 여당의 2인자로 부상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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