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盧 월드컵 응원 대조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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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會昌)대통령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가 '월드컵 8강 신화'를 창조한 우리 축구팀 응원전에서도 대조를 보였다. 후보는 6·13 지방선거 승리 후 길거리에서 젊은이들과 함께 응원전을 펼치며 이미지 제고에 나서는 등 '월드컵 특수'를 한껏 누렸다. 반면 후보는 지방선거 패배 후 그의 주된 지지층인 20~30대 젊은층과 함께 호흡하지 못하고 있다.

후보는 지난 4일 폴란드전은 부산 해운대에서, 10일 미국전은 대구경기장에서, 14일 포르투갈전은 인천의 한 보육원에서 관람했다. 18일 이탈리아전 때는 서대전 시민공원에서 시민 2만여명과 함께 지켜본 뒤 근처 한 호프집에서 시민들과 축배를 들었다. 22일 광주에서 열리는 스페인전도 현지에서 길거리 응원을 펼칠 계획이다.

후보도 4일 부산역,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응원전을 벌였지만 정작 16강 진출이 걸린 포르투갈전 때는 자택에서 TV로 지켜봤다. 13일 선거 참패 후 후보 재신임 논란이 불거지면서 공식 일정을 잡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18일 이탈리아전을 어디서 볼 거냐"는 질문에 후보는 처음엔 "안본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다 결국 시내 한 음식점에서 일부 측근 의원과 함께 경기를 시청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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