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장염 오노 선발기용 집착 日 트루시에감독 "Oh,N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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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일본은 터키의 힘과 기동력에 밀려 완패했지만 트루시에 감독의 선수 기용에도 문제가 있었다. 가장 큰 실착은 오노 신지에게 너무 집착했다는 것이다. 월드컵 개막 1주일 전 맹장염에 걸려 컨디션이 최악이었던 오노는 조별 리그에서도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트루시에 감독은 그를 계속 선발로 기용했고, 이로 인해 전체적인 구도가 흐트러졌다.

이날 처음으로 선발 출장한 산토스는 투톱에 기용됐다. 원래 자리인 왼쪽 미드필더는 오노 때문에 들어가지 못하고 최전방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산토스는 습관적으로 왼쪽으로 빠져 윙플레이를 하는 바람에 오노와 역할·포지션이 겹쳐 버렸다. 상대적으로 수비형인 묘진이 기용된 오른쪽 사이드는 공격이 제대로 안돼 전반 일본의 공격루트는 왼쪽으로 편중됐다.

그런데도 트루시에 감독은 후반 산토스를 빼고 스즈키를 그 자리에 투입했다. 차라리 오노를 과감하게 빼버리고 산토스를 왼쪽, 스즈키를 최전방에 배치했더라면 좀더 다양한 공격루트를 마련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일본은 본선 진출 두번째 만에 16강에 오르는 신기원을 이뤘다. 탄탄한 저변과 축구 인프라를 갖춘 일본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 정상을 노릴 토대를 마련했다. 이를 확인한 일본인들은 대표팀을 꾸짖기보다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요코하마=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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